#회사원 A씨는 중금리 대출 상품에 대한 광고를 본 후 기존의 제2금융권에서 받은 금리 19%의 1200만원 대출을 대환하기 위해 가까운 KB국민은행을 찾았다. A씨의 연봉은 3천만원, 신용등급은 5등급(CB등급)이다. 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은 대출 한도 840만원에 금리를 6.83%로 낮출 수 있었다. 은행의 또다른 중금리 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은 금리는 6.83%로 동일하게 나왔지만 대출 한도는 2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최근 은행 사잇돌 대출, 새희망홀씨 대출, P2P금융 대출 등 중금리 대출 상품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금융당국은 중금리 신용대출을 4~7등급, 7~15% 금리 정도의 개인 신용대출로 정의하고 있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2010년 11월 은행 공동으로 중금리 대출상품으로 출시됐고, 사잇돌 대출은 올해 7월5일 9개 시중은행에서 CB기준 4~7등급을 대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P2P금융의 중금리 대출은 지난해초부터 나왔다.
2015년 말 기준 금융소비자 1498만명 가운데 신용등급 4~7등급인 중신용자는 698만명에 이른다. 그런데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중금리에 해당하는 금리 10~15% 비중은 겨우 5.1퍼센트에 머물고 있어 상당수의 중신용자가 고금리의 대출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총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6월말 기준 1257.3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54.2조원이 늘어났다. 그런데 1~3등급의 고신용자를 제외하고는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금리는 평균 7~18%정도이며 현금서비스 금리는 10~26% 수준이다. 대부업체는 올해 최고금리를 27.9%로 내렸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인데다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최고금리 수준에서 이자가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고금리 대출은 서민들의 생활을 힘들게 하고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부채 총액을 줄이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중금리 대출은 가계부담을 덜어주어 경제의 활력소가 된다는 측면에서 적극적인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한다면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고금리에서 중금리로 질적 전환을 하는 것은 가계부채 절감을 위한 직접적이고 손쉬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중금리 대출로 전환이 되지 않아 또다시 고금리 대출로 빚을 갚거나 이용을 계속한다면 가계부채 총액을 줄이려는 정책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사잇돌 대출은 서울보증보험 심사를 거친 뒤 은행의 심사기준을 다시 통과해야 하는 2중의 심사과정을 거친다. 현재까지 서울보증보험 대출승인 비율은 50%정도에 머물러 있어 대출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많다.
KB국민은행 대출 담당자는 “사잇돌 대출을 신청하는 중신용등급 고객의 경우 대출 승인이 나오지 않을 경우 새희망홀씨 대출 여부를 알아보고 더 좋은 조건의 대출을 추천한다”고 말하고 있다.
A씨의 경우에도 사잇돌 대출 승인금액이 원했던 금액보다 적게 나와 결국 1200만원, 6.83% 금리로 새희망홀씨 대출을 받아 대환을 하고 이자부담을 1/3 정도로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서민들이 사잇돌 대출 등의 중금리 대출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지레짐작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사잇돌 대출의 경우엔 현재 신청자의 절반 정도만 승인을 받고 있다.
사잇돌 대출이 서민들의 금리부담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시작된 것이라면 당초 추진하려는 목표처럼 승인률을 80%정도까지 늘려 더 많은 중신용등급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은 고금리 대출자의 중금리 전환을 적극 유도해 중신용자 수혜의 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당초 1조원 투입을 목표로 실시된 사잇돌 대출도 그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가계부채 총량 규제뿐 아니라 질적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중금리 대출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그동안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저금리 또는 고금리로 양분됐던 금리단층을 해소할 수 있고, 어렵게 가계소득을 올리는 것보다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가계부채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