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것이 고정비

[청계광장]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것이 고정비

이기왕 호원대학교 초빙교수 (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2026.02.19 02:05
호원대학교 초빙교수 (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호원대학교 초빙교수 (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사장이라면 원가와 함께 빼놓지 않고 인지해야 할 것이 바로 고정비와 변동비 개념이다. 이는 원가 개념과 직결된다. 따라서 직원들 역시 같이 인지해야 하고 모른다면 교육을 통해 철저히 학습하도록 해야 한다.

고정비와 변동비 개념은 기업을 경영하는 사장이라면 당연히 잘 알 것이다. 일의 효율과 상관없이 일정 금액이 계속 나가는 것을 고정비라고 한다. 20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얻었는데 5명만 근무해도 사무실 월세는 똑같이 나간다. 이 고정비는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나가야 할 돈이라고 인지하기 마련이다. 매출이 나오지 않는데도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해 월말이면 허덕이는 중소기업 사장들을 보는 일은 매우 익숙하다. 회사 수익이 잘 나오고 문제가 없는 상태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더더욱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이 바로 고정비다. 필요할 때마다 써도 되는 비용을 변동비라고 한다면 고정비를 점검하고 또 점검해서 변동비화하는 것은 회사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A라는 회사에 법무팀이 있다고 하자. 중견기업일 경우 거래관계에 따른 일이라든가, 재판 등의 일이 많아서 법무팀이 필요하지만 A에서 법무팀이 필요한 경우는 1년에 손에 꼽을 정도다. 사장은 미리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법무팀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나라면 이 고정비를 변동비화해서 필요할 때 그때그때 법률 전문가를 섭외해 일을 진행하도록 할 것이다. 한 예를 들었을 뿐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고정비를 변동비화할 수 있는 사례는 많이 있다. 고정비를 '호환마마보다 무섭다'고 표현한 것은 회사가 잘 돌아가지 않을 때 고정비 때문에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정비와 변동비 개념을 인지하고 현재 지출되는 비용 중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를 상시검토하고 반영해야 한다.

고정비와 변동비에 대한 부분은 큰 그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직원들에게도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을 항상 해야 한다. 조금만 의식을 바꾼다면 새는 돈을 막을 방법은 많다. 하림의 경우 매우 작은 부분까지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이 없도록 관리했는데 직원 전체가 이 부분에 대한 확실한 교육이 되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몸으로 직접 실천하는 것이 조직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예를 들어 하림의 경우 공장이 매우 큰데 복도에 있는 형광등 라인의 온·오프 스위치를 2개로 만들어 전기요금을 절약했다. 사람이 별로 없거나 지나다니기만 하면 될 때는 둘 중 하나만 켜서 비용을 절약한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담당을 정해 혹시 켜져 있을지 모를 컴퓨터 전원을 끄고 퇴근하게 했다. 필기도구는 반드시 리필용을 사용했고 식당에선 잔반을 없애기 위해 '잔반 없는 날'을 만들기도 했다. 창고에 수십 벌 쌓여 있던 작업복도 깨끗이 세탁해뒀다가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입도록 해 새로 맞추는 비용을 줄였다. 퇴사하는 직원이 놓고 간 노트북은 방치되지 않게 담당자가 잘 포맷했다가 반드시 다시 사용되도록 했다.

이런 노력은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전 직원이 이런 의식을 갖고 고정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해보자. 얼마나 많은 고정비가 절약될 것인가. 앞에서 말한 '원가'라는 것은 물건 하나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재료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모든 비용이 '원가' 개념에 포함된다. 따라서 이렇게 고정비를 줄이려는 노력은 원가 개념과도 직결된다.

"밖에서 5% 이익을 더 내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안에서 5% 새는 비용을 줄이는 건 땀나는 노력만 하면 된다고, 생각을 바꾸고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된다."

월급을 받고 일하는 직원들이 사장과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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