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IPO(기업공개) 전 기업의 회계처리 및 재무제표에 대한 감리 강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당국이 최근 회계기준 위반 혐의로 중징계를 결정, 상장 전 감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현재 한국공인회계사(한공회)가 담당하고 있는 IPO 감리 업무 일부를 공공영역인 금융감독원으로 옮기는 안이 유력하다.
22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회계감리 선진화 추진단' 논의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11월 중으로 '회계감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올해 3월 민간과 회계업계, 재계, 학계 관계자들이 참여한 회계감리 선진화 추진단을 발족, 회계감리 시스템 개선을 논의했다. 추진단 논의 결과 비상장 기업의 IPO 전 회계감리를 강화하자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있는 비상장법인에 대해선 금감원이, 사업보고서 제출의무가 없는 법인에 대해선 한공회가 IPO 감리를 수행하고 있다. 한공회가 맡은 IPO 감리 대상 일부를 금감원이 맡겠다는 것으로 사업보고서 제출의무 외에 기업 규모와 이해관계자 수 등 별도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IPO 감리 강화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이후 회계기준 위반 논란에 휩싸인 데 따른 조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상장하기 전 증권선물위원회 위탁을 받은 한공회 감리를 받고,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참여연대와 정치권 등에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주장이 나오며, 이를 걸러내지 못한 상장 전 감리 제도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2~2015년 회계처리에 대해 '상장 전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한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로 결론 내리면서 IPO 감리 강화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일반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다수가 얽히는 IPO 시장 특성을 고려, 민간영역에 있는 한공회 감리 업무를 금감원으로 넘겨 공공성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이번 논의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추진단 내부에서 IPO 감리를 강화하기 위해 금감원이 한공회 업무를 맡는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넘겨받을 감리 대상 기준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이 감리 업무를 넘겨받는 기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코스닥 활성화와 자본시장의 혁신기업 자금조달 기능 강화를 표방, IPO를 적극 장려하는 금융당국 움직임과 대치되는 탓이다.
한공회 감리 업무가 금감원으로 넘어갈 경우 감리기준 강화가 불가피고 비상장법인의 감리 부담이 증가, IPO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금감원의 회계감리 인력 등 현실적인 한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 위축 가능성을 고려해 금감원 감리 기준 등이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