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미뤄지면 솎아내…전문가의 제약·바이오주 투자전략

김근희 기자
2021.11.16 17:06

[MT리포트] 꺼지지않는 바이오주 거품논란 ④

[편집자주] 제약·바이오주는 코스닥 상장 기업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 업종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제약·바이오주는 큰 변동성을 보이며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주의 현황과 특성을 살펴보고 투자자들을 위한 전략을 모색해봤다.

"결국 승자만이 살아남는다."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바이오주(株)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 등을 개발한 기업들만이 살아남고 기업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승자를 골라내기 위해서는 '가지치기'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주가가 실적이나 전방 산업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다른 업종과 달리 신약 개발, 기술수출 기대감 등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다.

다만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은 쉽게 알 수 없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각 단계별 임상 통과율은 임상 1상 52%, 2상 28.9%, 3상 57.8%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좋은 신약 기술을 보유한 회사의 주식을 사면된다고 생각하지만 기술이 좋든 좋지않든 임상 3상을 통과할 확률은 57.8%로 동일하다"며 "일반 투자자가 기술만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은 50%의 확률에 운을 거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를 투자할 때는 기술보다 임상 데이터와 개발 일정을 유의깊게 봐야한다고 조언한다. 이창석 씨스퀘어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제약·바이오주의 핵심은 임상 데이터와 일정 타임라인"이라며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가 좋으면 병원에서 환자가 더 빨리 모집되는 경향이 있다. 회사가 계획한 타임라인을 잘 지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연구소장이 바뀌거나 임상 일정이 미뤄지는 기업들은 솎아내야 한다. 임상에 차질이 생기고 개발 일정이 지연될 경우 그사이 신약 트렌드가 바뀌거나 더 좋은 약이 나타날 수 있다.

기술수출 의존도가 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다국적 제약사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질환, 기술이 무엇인지, 기술도입을 위해 얼마를 쓸 것인지 등 글로벌 트렌드를 살펴야 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61억달러(약 19조원)로, 세계 의약품 시장 1조2504억달러(약 1476조원)의 1.3%에 불과하다. 또 우리나라 전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연구·개발) 투자액은 1조6238억원으로,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1년 R&D 투자액(11조원)보다도 적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 하지만 국내 기업이 최소 1000억원 이상이 드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세계 판매망을 갖춰 신약을 판매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 비용이 금전적으로 부담되는 국내 회사들의 임상전략은 기술수출"이라며 "기술수출을 통해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장기 핵심 포인트는 신약개발, 공동개발(라이선스아웃), 글로벌 계약, 영업 실적회복에서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투자 환경도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처럼 대형 제약·바이오 업체가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기반으로 시장을 과점하고, 동시에 작은 바이오 업체들이 생겨날 것이란 예측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제약·바이오의 경우 세계적으로 대형 제약사 몇개 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동시에 작은 바이오 벤처 기업들이 생겨나는 양상을 보인다"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성숙해지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만드는 업체가 나타나 업체별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몇개를 선정해 중장기적으로 임상 일정을 제대로 지키는지, 글로벌 트렌드에 적합한지 등을 살피고 가지치기를 하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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