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을 10경기 남겨놓고 있는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는 올해 구단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새긴다. 17일 현재 선두와 3경기 차 2위로 승률은 5할9푼5리다. 3위와는 9게임차가 난다. 남은 경기를 전패하지 않은 한 2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한화가 정규리그에서 2위 이상을 한 해를 찾으려면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송진우, 장종훈, 이정훈 등을 앞세운 1992년에 6할5푼1리라는 압도적 승률로 1위에 올랐다. 이때 구단 명칭은 빙그레였다.
1994년 한화로 이름을 교체한 뒤에는 현재를 능가하는 기록이 없다. 구대성의 활약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던 1999년은 양대리그여서 2위라고 하기 어렵다. 승률로 따지면 4위에 해당한다. 다른해를 둘러봐도 3위가 최고다. 승률 5할5푼을 넘은 시즌도 없다. 한화에게 올시즌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역사다.
한화의 새 역사는 외국인 선수가 주도하고 있다. 폰세(Cody Ponce)는 17승 무패, 와이스(Ryan Weiss)는 16승 4패다. 역대급 활약에 미국 MLB 스카우터의 표적이 됐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도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지난 16일 코스피 종가는 3449.62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3452.50을 찍었다. 한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숫자다. 이때까지 코스피는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지난 2일 0.94% 오른 것을 시작으로 보름간 랠리를 이어가면서 9.75% 상승했다. 질주는 17일에야 멈췄다.
코스피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은 13거래일이다. 1984년에 한번 2019년에 두번 달성했다. 지수는 1984년에 9.9% 올랐는데 당시 코스피지수는 고작 150 전후였다. 1000 단위로 올라선 이후인 2019년 3~4월과 9월 랠리에선 각각 5.7%, 6.9% 올랐다. 최근의 랠리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승세는 외국인이 주도했다. 1일부터 16일까지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은 6조7680억원이다. 개인이 8조3650억원 순매도하는 동안 외국인은 꾸준히 주식을 사 모았다. 11거래일 상승기간 외국인은 하루(5일)만 빼고 계속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몰린 것은 정책 기대감뿐 아니라 반도체 업황 개선, 연준의 금리 인하 등 다른 요인도 많다. 사상 최고치를 찍은 뉴욕증시 영향도 상당하다. 우리 외에도 일본 닛케이225 등 상당수 아시아 증시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비중은 약 30%다. 매도세가 몰리면 주가는 영락없이 곤두박질친다. 12거래일만에 하락한 17일도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영향이 컸다. 코스피 5000시대를 열기 위해선 글로벌 머니무브의 수혜로 코스피에 발을 담근 외국인이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을 요인을 늘려야 한다.
외국인이 보는 한국 증시의 매력은 개별 기업 경쟁력에서 나온다.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보장된 환경에서 경쟁력은 자란다. 규제 중심의 정책기조를 우려하는 투자자에게 안심하라는 시그널이 필요하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되돌린 것처럼 말이다. 프로야구나 코스피나 외국인이 주도하는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