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식과 채권을 혼합한 ETF(상장지수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퇴직연금 계좌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국고채에 약 3 대 7 비율로 투자하는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 ETF에 올해 들어 전날까지 8218억원이 몰렸다. 순자산은 1조1345억원에 달한다.
지난 2월26일 상장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에는 상장 이후 전날까지 7361억원이 유입됐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씩 편입해 총 50% 비중으로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단기 국고채 등 우량 채권을 담는다. 총보수는 0.01%다.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는 특히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상장 이후 전날까지 개인 순매수 규모는 800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채권혼합 ETF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순자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상장 이후 14영업일 만에 순자산 5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전날 순자산은 770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채권을 함께 투자하는 ETF가 인기를 얻자 이날 삼성자산운용은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를 내놨다. 상장 첫날 개인 투자자 자금 46억원이 몰렸다. 채권혼합형 상품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해당 ETF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최대 25%씩 비중으로 총 50%를 투자한다. 다만, 나머지 50%에 단기채 등을 투자하는 RISE ETF와 달리 만기 5년 이내 국고채를 담는다. 총보수는 0.07%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에 40%를 투자하고, 60%를 국채에 투자하는 'RISE 삼성그룹Top3채권혼합' ETF에도 올해 들어 전날까지 1859억원이 들어왔다. 순자산은 2714억원이다.
삼성전자 채권혼합형 ETF에 자금이 몰린 것은 최근 퇴직연금을 통한 ETF 투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계좌(IRP+DC) 내 ETF 보유액은 2024년 11조4693억원에서 지난해 21조9228억원으로 91.14% 증가했다.
특히 주식 채권 혼합형 ETF는 퇴직연금 내 주식 비중을 조금이라도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퇴직연금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현재 규정상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자산의 70%까지만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나머지 30%는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주식 채권 혼합형 ETF는 안전자산으로 간주해 연금 계좌 내에서 100% 편입이 가능하다. 만약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형 ETF를 연금 계좌에 70% 담고, 삼성전자 채권혼합형 ETF를 나머지 30%에 담으면 계좌 내 삼성전자 비중이 더 늘어난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는 연금 투자에 적합한 구조 덕분에 퇴직연금 자금을 흡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 역시 인기의 원인"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투자하는 동시에 채권을 담아 변동성을 줄이려고 하는 투자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