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코비의 미국 계열사 아피메즈US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기업 마인드웨이브(mindwave)와 합병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마인드웨이브 측이 보유 자산이라고 주장하는 2000억원 규모 비트코인(BTC)과 NILA토큰 등 가상자산의 실체를 놓고 의구심이 커지면서다.
13일 인스코비에 따르면 아피메즈US는 지난해 12월 마인드웨이브와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연간보고서(10-K)를 보면 합병 완료 후 마인드웨이브 주주들은 아피메즈US 지분 90.9%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최대주주인 인스코비를 포함한 기존 주주의 지분은 9.1%로 희석된다.
마인드웨이브의 보유 자산은 계약 당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약 1300억원)과 NILA 토큰(약 700억원) 등 가상자산으로 구성됐다. 취재 결과 NILA의 하루 거래량은 약 3~4억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 거래소 엘뱅크(LBank)를 포함해 단 두 곳에서만 제한적으로 거래되고 있어 마인드웨이브의 보유 물량이 시장에 대거 나올 경우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SEC 공시 자료에도 'NILA 토큰은 제한된 거래소에서 거래되어 유동성 위험이 있으며 보유 가치 이상으로 매각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명시됐다.
마인드웨이브가 보유했다고 주장하는 비트코인(BTC) 약 1000개의 실질적 통제권도 불투명하다. 가상자산 지갑의 이체 권한인 개인키를 마인드웨이브가 아닌 두바이 법인 테키트레이드(Techytrade)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개인키가 없으면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활용할 수 없다.
특히 마인드웨이브 측은 대외적으로 2만48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했다고 홍보해왔으나, SEC 제출 문서에는 전체 4% 수준인 1000개만 적시되어 있어 허위 공시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합병 과정에서의 공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합병의 M&A(인수합병) 자문사이자 1억달러(약 1500억원) 규모 상장 후 사모투자(PIPE) 주선사인 이에프허튼(E.F. Hutton)은 아피메즈US와 마인드웨이브 양측 모두의 자문을 맡았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이해관계가 극명히 갈리는 M&A 시장에서 한 자문사가 양방향을 대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합병 비율과 자산 평가의 투명성을 가로막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스코비는 대규모 자산을 가진 법인과의 합병을 통해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 차익실현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인드웨이브가 보유한 자산이 불투명한 만큼 실질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2월 합병 후에 인스코비 내부에서도 이런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스코비는 지난 3월 의결권을 행사해 합병을 진행하고 있던 아피메즈US 임원들을 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 합병을 재추진하고 나섰다.
합병 재추진 배경에는 인스코비의 새로운 최대주주인 KS인더스트리 측 김모 전무의 개입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무는 최대주주 대리인 자격으로 인스코비 유인수 대표에게 합병 재추진을 요구하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현재 김 전무는 인스코비 사내이사 후보로 나선 상태다.
김 전무는 2019년 지투하이소닉 대표 시절 200억원대 가장납입 및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 전력이 있는 외부 인사가 상장사인 인스코비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 전무는 합병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합병 계약 체결 전 검증을 못 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은 마인드웨이브에 코인이 있는지 없는지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SEC의 검증에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합병 계약서상 코인이 실재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6월까지 합병이 이뤄지지 않으면 (인스코비가)아피메즈US를 다시 가져오고 소송도 면책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