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는 가운데 코스피가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장기채 금리가 상승하며 국내 증시가 고금리와 고환율 부담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다음 날 새벽 예정된 엔비디아 1분기 실적 발표로 국내 증시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미국 장기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이탈이 지속되고 전 업종 약세를 보였다"며 "미국채 금리는 최근 글로벌 증시 약세의 주된 요인으로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5.18%까지 상승했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4.6%대에서 등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한국거래소 기준)에서 외국인이 2조948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7041억원, 1조112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전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전기·가스가 5%대 약세였다. 금속, 증권은 4% 이상 하락했다. 화학, 기계·장비는 3%대 내렸다. 보험, 제약, 금융이 1% 이상 떨어졌다. 전기·전자, 제조, 통신은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두산에너빌리티가 4% 이상, LG에너지솔루션이 3% 이상 하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강보합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노사 임금협상 결렬이 발표된 직후 주가가 3% 이상 떨어졌다. HD현대중공업은 6%대, 삼성전기는 7%대 상승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8.29포인트(2.61%) 내린 1056.07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565억원, 131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202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업종 중 운송장비·부품이 5%대 하락했다. IT(정보통신) 서비스는 4% 이상 내렸다. 금융, 건설, 유통 제약은 3% 이상 떨어졌다. 화학, 일반서비스, 제조는 2% 이상 하락했다. 기계·장비, 전기·전자는 1%대 떨어졌다. 의료·정밀기기는 강보합이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 에이비엘바이오, 코오롱티슈진, 삼천당제약은 5% 이상 떨어졌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4%대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은 3%대, 에코프로는 2%대 내렸다. 알테오젠은 1% 하락했다. 파두는 3% 이상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원 내린 1506.8원(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을 기록했다.
코스피 하락세와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다음날 새벽에 예정된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최근 미국 반도체주 부진과 파업 리스크 영향으로 주가 수익률이 저조했던 국내 반도체 업종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이 고금리 등 매크로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살펴봐야 할 요소로 꼽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매출총이익률(GPM) 등 실적과 수익성 가이던스의 시장 기대치 상회 여부 △AI 칩인 'H200'의 중국 매출 신호 여부 △실적 발표 직후 셀온(Sell-on·호재 속 차익실현) 여부 등을 충족할 수 있는지 시장의 요구 조건이 많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결과만 나오더라도 매크로 불안을 일정 부분 상쇄시켜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