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2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피 급등에 따른 리밸런싱이 마무리된 데다, 미국-이란 종전 MOU(양해각서) 체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다시 사들이는 모습이다.
12일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2427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기관은 1조462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개인은 2조5538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9.00포인트(7.72%) 오른 8362.95를 나타낸다. 코스피는 이날 3거래일 만에 8000선을 재탈환했고, 장 중 한 때 8424.13까지 오르기도 했다. 9시6분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올해 13번째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다.
외국인이 코스피 순매도를 멈춘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25거래일만이다. 외국인은 24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간 동안 총 75조9560억원을 팔았다. 지난 11일까지 외국인의 올해 전체 순매도가 119조9448억원인데, 이 중 63% 이상이 해당 기간 동안 발생한 것이다.
증권업계는 외국인의 장기간 순매도 이유가 코스피 급등에 따른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과 보유 비중 리밸런싱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셀(Sell) 코리아' 기조는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 11일 기준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 비율은 39.95%로 외국인 순매도가 시작됐던 지난달 7일(39.08%)보다 높다. 지난 2일에는 40.56%까지 오르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월2일 52.33%에서 지난 11일 47.61%, SK하이닉스는 53.83%에서 51.05%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속 순매도 기간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이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는 31조9767억원, SK하이닉스는 29조505억원 순매도했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수를 지배하는 반도체 대형주 집중 익스포저(노출)의 축소와 개별 종목 선별 매수의 결합으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며 "반도체 업종의 변동성 안정화가 나타날 때, 차익실현과 자산배분에 따른 큰 폭의 외국인 순매도가 마무리되고 수급이 순유입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이날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모두 반도체 대형주였다. 대신증권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3426억원), 삼성전기(1891억원), SK하이닉스(1719억원), 삼성전자우(640억원)순이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데다, 미국 PPI(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안도감이 유입된 영향이다. 여기에 구글이 삼성전자에 TPU(텐서처리장치) 핵심 부품 일부를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부에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믿음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면서 환율도 하락 중이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30원(0.67%) 하락한 1521.3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