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타 봤어?" 얼마 전 만난 지인이 흥분한 목소리로 승합차를 이용한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 이야기를 꺼냈다. 잦은 야근과 저녁 약속으로 택시 탈 일이 많은데 '타다'를 이용하면서 삶의 질이 높아진 기분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승차거부를 당할 일 없고 택시기사와 불편한 대화 대신 클래식 음악을 편히 들으며 집까지 갈 수 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줬다. 택시보다 비싼 요금은 서비스 질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도 했다.
승차 공유 등 다양한 이동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경험이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탄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타다', '풀러스' 등 카풀 서비스의 호출 건수는 최근 한두 달만에 세자릿수 증가세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두고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는 사이 이용자들은 이미 공유경제에 동참하며 시장 파이를 키우고 있다.
공유경제에 대한 이용자들의 눈높이와 요구 수준은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 제도는 달라지지 않고 있다. 택시·버스·대여사업 등을 획일적으로 구분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대표적이다. 이대로면 '펫택시', '딜리버리 택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등장할 때마다 불법 논란과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하다. 당장 카카오 카풀 서비스만 봐도 그렇다. 택시 업계는 논의 테이블에 앉길 꺼리고 중재에 실패한 정부는 4차 산업을 키울 의지가 있는 지 조차 의심받고 있다. 국가 미래 경제 대신 눈앞의 표심만 바라본 채 사회적 갈등과 혼란만 부추기는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더욱 가관이다.
카풀 등 승차공유 서비스의 의미는 새로운 서비스 그 이상이다. 우리 사회가 세계적 흐름인 공유경제에 올라 탈 준비가 됐는지를 보여줄 시금석이다. 해외 각국 정부들이 승차 공유 등에 대한 법령 정비에 발빠르게 나서는 이유다.
공유경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경우 우리는 지금보다 더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기존 산업과의 충돌 혹은 단순히 고객을 뺏고 빼앗기고의 문제가 아니다.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세금 부과 문제부터 공정거래 및 소비자보호 이슈, 독과점 등 시장지배력에 대한 해석 등 보다 다양한 쟁점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공유경제는 사용자간 자원의 공유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시키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는 장밋빛 미래와 성장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새해에는 갈등과 공허한 논의 대신 공생을 위한 정부의 눈에 보이는 실행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