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재무실적 악화입니다.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김양섭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30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전가입자의 유심(USIM·가입자식별단말장치) 정보가 유출되며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대규모 고객보상안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역대 최대규모인 1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2021년 분기배당 도입 후 처음으로 분기배당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사장을 신임 CEO(최고경영자)로 선임하고 조직쇄신에 나선다. SK텔레콤 첫 법률가 출신 CEO로 조직 내실을 다지고 대내외 신뢰를 회복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3조9781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90.9% 각각 감소했다. 지난 7월18일까지 해지위약금 면제 및 5000억원 규모의 '고객감사 패키지'를 마련한 영향이다. 김 CFO는 "이동통신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000억원 감소했다"며 "지난 8월 통신요금 50% 할인 영향이 가장 컸고 멤버십 혜택 강화도 실적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다만 지난 8월부터 가입자 이탈이 멈춘 건 긍정적이다. 3분기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는 1726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약 24만명 증가했다. IPTV(인터넷TV)·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순증으로 전환했다. AI(인공지능)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했다. 특히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임차지원사업 수주 효과로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매출(1498억원)이 53.8% 증가했다.
SK텔레콤 AI 서비스 '에이닷'은 지난달 가입자 1056만명을 기록했다. 에이닷은 내비게이션 '티맵'에 적용돼 4분기부턴 매출이 본격화된다. 내년 상반기엔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료 구독모델을 선보인다. 지난 6월말 출시된 '에이닷 비즈'는 10여개 SK그룹사가 이용 중이며 연말까지 25개사로 확대적용한다.
SK텔레콤은 해킹사태 이후 고객신뢰 회복과 정보보호시스템 강화를 주도한 정재헌 대외협력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2020년 SK텔레콤 법무그룹장으로 합류해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 △SK텔레콤 대외협력사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AI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AI 거버넌스'를 SK텔레콤에 정착시킨 인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AI CIC(사내독립회사)에 이어 통신 CIC도 출범한다. 한명진 SK스퀘어 CEO가 이끌 예정이다. 한 CIC장은 SK스퀘어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수익성 개선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김성수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유료방송 성장둔화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가운데 김 대표가 체질개선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