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역장 유치하는 대신 모내기 시키자? 비율 고작 0.3%…왜 활용 안될까

노역장 유치하는 대신 모내기 시키자? 비율 고작 0.3%…왜 활용 안될까

오석진 기자, 이혜수 기자, 정진솔 기자, 양윤우 기자
2026.05.27 17:39

[MT리포트]구멍 많은 노역제도⑥

[편집자주]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벌금을 내지 못한 수감자를 노역장에서 일하도록 하는 노역 제도에 구멍이 많다. 황제노역만 문제가 아니라 노역수 병원비에 세금이 허투루 쓰이고 있다. 1953년 형법 시행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은 탓인데 이제는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때다.
/사진=Chat GPT
/사진=Chat GPT

벌금을 내지 못한 사람을 교정시설 노역장에 유치하는 대신 사회봉사를 시키는 제도가 있지만 실제 활용는 미미하다.

27일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5 검찰연감 연도별 벌과금 집행 상황에 따르면 2024년 벌금을 내는 대신 노역을 하게 하는 유치집행 비율은 43.94%지만 사회봉사집행 비율은 0.32%에 불과하다.

최근 10년 추이를 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실제 집행된 벌과금 중 사회봉사집행 비율은 0.28∼0.57% 수준에 머무른다. 반면 같은기간 유치집행 비율은 14.33%에서 43.94%로 크게 늘었다. 특히 2023년엔 유치집행 비율이 46.85%까지 올랐다.

사회봉사는 고정업무가 있지 않고 군대의 대민지원처럼 때에 따라 다르다. 농촌 일손이 부족할 땐 모내기에, 수해가 발생하면 수해복구에 투입된다. 독거노인 목욕봉사나 제설작업도 있다.

사회봉사 제도는 원래 벌금 미납자에 대한 노역장 유치가 사실상 자유형처럼 여겨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자유형은 범죄자의 신체적 자유를 박탈해 일정기간 교정시설에 수용하는 제도다. 징역·금고·구류 등이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형벌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를 막기 위해 2009년 9월 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집행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됐다.

법무부는 사회봉사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2021년 제도를 확대·개편했다. 사회봉사 허가 대상을 기존 벌금 300만원 이하에서 2020년 500만원 이하로 확대하고, 신청자의 경제적 능력 판단 기준도 중위소득 30% 이하에서 50% 이하로 넓혔다. 2022년에는 70% 이하까지 허용했다.

법무부 출입기자단이 경기 안양에 위치한 안양교도소 수용거실에서 수용자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법무부 출입기자단이 경기 안양에 위치한 안양교도소 수용거실에서 수용자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법무부의 노력에도 사회봉사 활용률은 저조하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2022년 연구보고서 '벌금대체 사회봉사의 실태와 효율적 운용방안에 관한 연구'는 사회봉사가 잘 활용되지 않은 원인으로 크게 제도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문제와 집행의 어려움 등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개선책으로 고지 의무화를 제시했다. 벌금형 집행 단계에서 사회봉사의 선택지를 고지하는 것을 법률에 규정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또 집행의 어려움과 관련해선 벌금미납 사회봉사 대상자가 직장생활과 병행하거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를 고려해 야간·주말 등 탄력집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맞춰 사회봉사 집행을 위한 보호관찰 인력도 100여명 충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금용명 교도소연구소 소장은 "단순히 구금만 되고 일을 안 하는 것보다는 거리 청소나 공공기관 근무 등 봉사라도 하는 게 나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원에서 선고받은 벌금을 한 번에 전액 납부하지 않고 나눠 내도록 하는 분납제도 방안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윤해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액 벌금 미납자들 중 정말 몸이 아프고 병든 사람들은 사회봉사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적을 것"이라며 "오히려 나가서 일을 못할 수도 있으니 집행을 확실하게 하는 다른 대체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정진솔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정진솔 기자입니다.

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