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3대 강국, 이러다 싱가포르에 뒤처질라…긴장해야"… 왜?

박건희 기자
2026.05.13 16:47

13일 ETRI 50주년 'AI 고속도로 포럼'
AI 네이티브 네트워크·지능형 기지국 등
'AI 고속도로' 전략 구축 서둘러야

"이러다 싱가포르가 먼저 앞서나갈지 모르겠네요. 우리나라도 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진성 AI-RAN 얼라이언스 의장은 1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창립 50주년 기념 'AI 고속도로 포럼'의 기조 강연에서 이처럼 말했다. AI-RAN(지능형 기지국) 얼라이언스는 MWC 2024를 계기로 글로벌 통신업계가 주축이 돼 발족한 연합체다. 한국에서는 SKT(SK텔레콤), 삼성전자, ETRI 등이 참여하고 있다. SKT CTO(최고기술책임자)와 소프트뱅크 부사장을 지낸 최 의장은 얼라이언스의 초대 의장을 맡았다.

최 의장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AI-RAN 구축 사업을 본격화한다. SUTD(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가 중심이 돼 AI 네이티브 네트워크 연구와 실증을 주도한다. 최 의장은 "싱가포르는 최근 북쪽 지역을 AI-RAN 시범 지역으로 지정했고, 본격적인 실증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는) 주로 로보틱스 분야에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긴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는 네트워크의 전 계층과 전 생애주기에 걸쳐 AI를 기본 설계 요소로 내재화한 네트워크를 말한다. 데이터 기반 학습과 자동화를 통해 네트워크가 스스로 최적화되는 게 특징이다. AI-RAN은 무선 접속망(RAN)에 AI를 접목하는 기술이다. 자동으로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하이퍼 AI네트워크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6G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해 AI-RAN을 전국 산업 서비스 거점에 500개 이상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NSA(비단독모드) 방식의 5G를 올해까지 SA(단독모드)로 전환해 네트워크 지능화를 가속한다. 이 과정에서 6G·AI 네트워크 기술을 고도화해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이른바 'AI 고속도로' 전략이다.

최진성 AI-RAN 얼라이언스 의장은 1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창립 50주년 기념 'AI 고속도로 포럼'의 기조강연에서 발표 중이다. /사진=ETRI

최 의장은 "20%라는 목표를 세운 건 매우 훌륭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통신업계의 자체적인 R&D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서비스 플랫폼과 보조를 맞춰 처음부터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는 소위 비메모리 영역에서 뒤처져 있는데, 오히려 이를 강점으로 살려 메모리와 컴퓨팅을 하나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결합한 '인메모리 컴퓨팅' 혹은 '인 네트워크 컴퓨팅'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글로벌 프레임워크 구축에 뛰어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최 의장은 "(우리나라) 밖에서 보면 통신 분야에서도 글로벌 협력 사례가 매우 많다"며 "(1980~1990년대) CDMA와 TDX 상용화 시절과 달리 최근에는 한국이 주도하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협력이 좀 약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ETRI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협력체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1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창립 50주년 기념 'AI 고속도로 포럼'의 주요 참석자가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ETRI

정태식 ETRI 네트워크연구본부장은 이어진 발표에서 "AI 유무선망, 위성망, 네트워크의 자율 운영을 위한 네트워크 AI 모델이 AI 고속도로의 핵심"이라며 "ETRI는 AI 고속도로 구현을 위해 이같은 핵심 기술을 전략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ETRI는 특히 이동통신망의 핵심 기능을 가상화해 실제 망과 유사한 환경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유연하게 실험할 수 있는 AI-RAN 가상 플랫폼, 이동통신망의 AI 적용을 위한 개방형 실환경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AI 네이티브 네트워크의 핵심이라고 보고 이를 개발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스스로 운영·관리되면서도 통신 성능의 최적화가 가능한 자유 네트워크로서의 진화가 반드시 요구될 것"이라며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AI 네트워크 기술이 실제 파급을 일으키고, 우리나라가 AI 강국으로 설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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