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생활 여성 62%, 실패 확률 높은 질외사정·월경주기로 피임

정심교 기자
2023.10.25 17:51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여성건강통계 5차' 결과

천희란 중원대 보건행정학과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한국여성건강통계(5차) 결과보고회에서 한국 여성의 피임 실천율 추이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정심교 기자

우리나라 여성은 피임을 신경 쓰면서도 정작 과학적으로 입증된 '현대적 피임법'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발표한 '한국여성건강통계 5차 결과'에 따르면 성생활을 하는 만 15~49세 여성의 피임 실천율은 2021년 81.5%였다. '항상 피임을 실천한다'고 답한 여성은 53.4%였다. 반면 '현대적 피임 실천율'은 47.3%에 불과했다. 현대적 피임이란, 피임 실패율이 비교적 높은 '질외사정'과 '월경주기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피임법으로 △콘돔 △경구피임약 △사후피임약 △피하이식제(임플란트) △자궁 내 장치(IUD) △난관·정관 수술 등이 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현대적 피임 실천율 77%로 우리보다 높다. 현대적 피임 실천율은 동아시아·동남아시아가 87%로 가장 높았고, 호주·뉴질랜드(85%), 라틴아메리카·캐리비안(83%), 유럽·북아메리카(80%)가 그 뒤를 이었다.

2021년 피임 유형별 한국 여성의 연령대별 실천 현황. /자료=통계청·한국보건사회연구원·가족과출산조사

그렇다면 우리나라 여성이 선호하는 피임법은 뭘까. 이번 결과 보고에 따르면 남성의 콘돔 착용(54%)이 가장 높았고, 월경주기법(32.7%), 질외사정(29.4%)이 그 뒤를 이었다. 콘돔을 제외하면 두 가지(62.1%)가 모두 현대적 피임법에 해당하지 않으며 피임 실패 확률이 높다. 특히 남성이 사정하기 전에 음경을 철회해 성교를 중단하는 질외사정은 효과적이지 않은 대표적인 피임법으로 꼽힌다.

이 연구를 주도한 중원대 보건행정학과 천희란 교수는 "한국 여성이 많이 하는 성교 중단법(질외사정)은 피임법이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피임 실패 확률이 큰 데다, 월경주기법도 25%는 실패한다"며 "성교육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교수는 "국제적으로 피임 통계와 관련해 현대적 피임 실천율을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 기준에 따라가야 할 것"이라며 "현대적 피임 실천법에 대한 대국민 인식부터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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