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당뇨병 환자, 탄수화물 '이만큼' 먹으면 사망 위험 커진다

박정렬 기자
2024.05.08 14:04

[박정렬의 신의료인]
세브란스병원, 당뇨병 '적정 탄수화물' 섭취량 연구
총에너지 중 탄수화물 70% 넘으면 사망률 증가
탄수화물 섭취율 10% 증가하면 사망률 10% 올라
당류, 첨가당 섭취도 사망률에 영향 "식습관 조절 필수"

40~69세 중장년층 당뇨병 환자의 탄수화물 섭취 '황금률'(적정 비율)이 밝혀졌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의학통계학과 이혜선 교수, 위대한내과의원 박영환 부원장 연구팀은 40~69세 당뇨병을 가진 장년층이 총에너지 중 섭취 탄수화물 비율이 69%를 넘으면 사망률이 올라간다고 8일 밝혔다.

탄수화물은 혈액을 타고 세포로 운반돼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이지만, 과도한 섭취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높일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 적절한 탄수화물 섭취가 중요한 이유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23년 당뇨병진료지침에 따르면 탄수화물의 적절한 섭취에 대한 전향연구는 부족하지만, 총에너지의 55~65% 이하로 줄이되 환자의 현재 상태와 대사 목표에 따라 섭취량을 개별화하도록 권고한다.

기저질환, 인종, 민족에 따라 적절한 탄수화물 섭취량은 차이를 보인다. 45~64세 미국 성인 대상 연구에서는 탄수화물 섭취가 50~55%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대만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탄수화물 섭취량이 43~52%일 때 사망률이 가장 낮다고 했다.

이에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정밀 연구에 착수했다. 40~69세 중장년과 노인에서 당뇨병 유무에 따른 탄수화물 섭취와 사망률 관계를 조사한 것.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자료를 활용해 14만 3050명을 통계 분석했는데 이 중에서 당뇨병을 가진 환자는 1만 4324명(10.1%)이었다. 추적 기간인 10년간 전체 대상자 중 5436명이 사망했다.

탄수화물 섭취율 69%가 보이는 생존율./사진=세브란스병원

그 결과, 연구팀은 당뇨병 동반 여부에 따라 사망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탄수화물 섭취율을 찾아낼 수 있었다. 당뇨병 환자는 총에너지 중 탄수화물 섭취가 69%가 넘으면 사망률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 것. 탄수화물 섭취율이 10% 증가하면 사망률은 10% 올랐다. 이 밖에 당뇨병 환자가 당류 섭취 1g을 늘리면 사망률이 2%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특히, 감미료 등 첨가당은 섭취량이 1g 늘면 사망률이 18%나 올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반면 당뇨병이 없는 경우 탄수화물, 당류, 첨가당 섭취 정도와 사망률 간 뚜렷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지원 교수는 "당뇨병이 있으면 식습관을 조절해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피해야 한다"며 "당뇨병이 없더라도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비만, 당뇨 등 성인병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유진 교수는 "40~69세를 대상으로 해 젊은 층을 포함한 연구에 비해 총사망률이 증가하는 적정 탄수화물 섭취분을 기준점이 다소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식이관리 수요 기반 대상별 맞춤형 식사관리 솔루션 및 재가식 연구 개발'의 지원을 받아 실시됐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임상영양'(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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