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항의해 전공의 집단사직 등 단체행동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을 불구속 송치한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경찰의 하명 수사에 이은 무리한 검찰 송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성명을 냈다.
앞서 30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주수호 전 의협 홍보위원장, 임현택 전 의협 회장과 김택우 의협 회장, 박명하 의협 상근부회장 등 전·현직 간부 7명을 의료법위반·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공의 집단 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해 집단행동을 교사 혹은 방조해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 병원의 업무도 방해받았다고 판단했다.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면서 지난 2월 보건복지부는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업무방해와 의료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2일 성명서에서 "최악의 의료계엄 사태 속에서 의료계는 대한민국 의료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비상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정부의 의료 농단을 규탄하고 저항해왔다"며 "의사 대표자들은 정부의 비합리적이고 강압적인 폭거에 대해 정당하게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4만 의사들이 보여준 모든 저항은 자발적인 것이고,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한 절박한 외침이었다.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으며,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국민건강을 지키겠다는 사명 아래 단결한 것일 뿐"이라며 "그런데도 전 정권은 이러한 본질을 외면한 채 의료계 전체를 적대시했고, 정권의 종말을 확인한 현재까지도 일부 정부 인사는 국민건강과 의료 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린 의료계엄에 대한 미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각 정당 대선 후보들도 한목소리로 현 정부의 독단적이고 강압적인 의료정책 추진을 비판하며, 책임자의 처벌 필요성을 언급하고, 의료전문가들의 의견 존중과 합리적인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면서 "이런 국민적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에 범죄 집단의 낙인을 찍으려는 전 정권의 하명 수사를 충실히 수행한 경찰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수사 끝에 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차기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시기에 사회의 무관심을 틈타 책임 있는 결정을 회피하려는 권력기관 보신주의의 전형"이라며 "대한의사협회는 이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의사도 국민이며, 국민의 정당한 항의를 탄압하는 무리한 사법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에 대한 개혁 요구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는 지금, 수사기관이 무리한 사법절차를 스스로 바로잡음으로써 자신에게 부여된 사회적 소명을 다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