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바이오 투자 제한 움직임…K바이오 반사이익 기대감↑

김선아 기자
2025.09.15 16:52

제약·바이오 산업 내 중국 배제 정책 범위 '생산'에서 'R&D'로 확대
"공동투자 등으로 동맹국 협력 기회 극대화 방안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최근 10년간 대형 제약사가 중국 바이오텍으로부터 기술도입한 물질의 비율/디자인=김지영

미국 정부가 중국 바이오텍과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라이선스 거래와 투자 등을 사실상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기회 요인을 최대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강력한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행정명령 초안에는 중국 파이프라인 딜(거래)에 대한 미국 국가안보위원회의 검토 의무화, 중국 임상 데이터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검토 수수료 상향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관세 정책을 활용해 이미 출시된 의약품의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도록 하는 '리쇼어링'(해외 공장 국내 복귀)뿐 아니라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금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딜 포마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제약사들이 외부로부터 기술도입(L/I)한 물질의 약 31%가 중국 바이오텍의 물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지난 4월 미국 신흥 바이오 기술 국가안보위원회(NSCEB)가 발표한 '바이오기술의 미래 설계' 보고서에서 제안된 내용이 정책으로 구체화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NSCEB는 해당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개혁해 중국의 약탈적 투자가 미국 바이오테크놀로지 산업에 침투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되는 중국 바이오 기술 기업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 제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NSCEB는 동맹국 기업에 대한 제한적 투자 권한을 가지며 동맹국의 기금과 협력해 공동 투자를 추진할 수 있는 비정부 기관 주도의 '독립 투자 기금'의 설립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배정할 것을 권고한 예산액은 5년간 10억6500만달러(약 1조44777억원)에 이른다. 또한 별도의 챕터를 마련해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통해 동맹국과의 집단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해선 "바이오의약품 제조 허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국내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한 신약 연구개발(R&D)에서도 미국과의 협력 접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서 중국 임상 데이터에 대한 엄격한 검토가 이뤄질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시아권 임상을 위해 한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5일 'K-바이오 의약산업 대도약 전략'을 발표하며 '블록버스터급 신약 3개 창출', '글로벌 임상시험 3위 달성', '바이오 의약품 수출 2배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바이오를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안보 측면에서 접근해 큰 틀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체계적으로 정책을 만들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며 "우리 정부에선 그런 부분을 예의주시하며 미국이 전략적으로 우리를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선제적으로 협력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에 대해선 이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 투자 등으로 연구개발(R&D) 분야로도 협력 범위를 넓히면 R&D 역량을 키워야 하는 우리 입장에선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다"며 "미국에게 보완적인 역할을 해주면서 우리의 기회 요인으로 최대한 활용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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