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계열 내 최고 '먹는 비만약' 가능성"…한국도 성과 주목

박미주 기자
2025.09.29 15:45

일동제약그룹, 경구용 비만약 긍정적 임상 1상 시험 결과 발표…4주간 최대 13.8% 체중 감량
한미약품, 대웅, 동아에스티 등도 비만약 개발 경쟁

경구용 소분자 GLP-1RA 약물 체중감소 효과 비교/그래픽=윤선정

일동제약그룹이 먹는 비만·당뇨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의 긍정적 임상 1상 시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4주 체중 감량 시험 결과 최대 13.8%, 평균 9.9%의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다른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약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크고 중대한 부작용이 없어 '계열 내 최고' 신약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회사 평가다. 일동제약 외 한미약품 등 다른 국내 기업들도 비만약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한국에서도 비만약 개발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일동제약그룹은 29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비만·당뇨 등을 겨냥한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 주요결과를 공개했다.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 중인 ID110521156은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의 합성과 분비 △혈당 수치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임상 1상 연구는 ID110521156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리적 특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방식으로 시행됐다. 단회 투여 후 단계적 증량(SAD) 시험에서 1일 1회 경구 투여 용법에 적합한 약동학적 특성이, 반복 투여 후 단계적 증량(MAD) 시험에서는 체중 감소와 혈당 강하 등 약력학적 효능이 함께 확인됐다.

MAD 연구는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임상기관에 입원한 상태에서 시행했다. 그 결과 50㎎과 100㎎ 투여군에서 4주 평균 각각 5.5%와 6.9%의 체중 감소 효능이 나타났다. 고용량인 200㎎ 투여군의 경우 평균 9.9%, 최대 13.8%의 우수한 체중 감량을 보여 투약 용량 의존적인 약물 유효성을 확인했다.

이는 일라이릴리, 스트럭처 테라퓨틱스, 턴스 파머슈티컬스, 로슈 등이 개발 중인 경구용 소분자 GLP-1 RA 약물의 4주 기준 임상 1상 시험 결과 대비 높은 체중감량 효과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체내 혈당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OGTT)와 연속 혈당 모니터링(CGM) 등을 통해 ID110521156의 투약 용량 의존적인 혈당 강하능도 확인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위장관 부작용은 모든 집단에서 중대한 이상 사례 없이 경미한 수준으로만 관찰됐다. 약물 유발 간 손상이 우려되는 사례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재준 일동제약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유노비아 대표(CEO)는 "ID110521156의 비만·당뇨 분야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서의 경쟁력을 확인했다"며 "ID110521156은 소분자 화합물 기반의 경구용 합성 신약 후보물질로, 기존의 펩타이드 주사제에 비해 △약리적 특성 △제조 효율 및 경제성 △사용 편의성 △상업화 전망 등의 측면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어 "먹는 제형임에도 체내 흡수와 혈중 농도 유지가 잘 되면서 약물 축적성이 없는 물질 특성을 갖고 있으며, 합성 등 제조 공정에 있어 효율성이 탁월하고 생산 단가가 월등히 낮아 상업화에 매우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일동제약그룹은 내년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ID110521156의 후속 개발 작업을 추진한다. 현재 논의 중인 해외 기술이전 등 상용화 관련 협업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 종로베스트의원에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놓여 있다./사진= 뉴시스 /사진=정병혁

비만약 시장 양대산맥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가 경구용 GLP-1 비만약 상용화를 앞둔 가운데 국내 다른 기업들도 한창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상용화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내년 하반기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근 손실을 최소화하는 비만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 근육 증가형 비만 치료제 'HM17321',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비만치료제 'HM101460' 등도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 자회사 메타비아는 'DA-1726'을 GLP-1, 글루카곤 이중 작용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는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중국 사이윈드에서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비만 임상 3상시험을 올 상반기 시작했다. 인트로바이오파마는 GLP-1 유사체 경구용 비만치료제 핵심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비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89억달러(약 12조4000억원)에서 2035년 1500억달러(약 209조5000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도 지난해 2006억원에서 2030년 7253억원으로 3.6배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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