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연봉 4억대 정형외과, '근근이' 버틴다고?

박미주 기자
2025.12.12 05:45

[우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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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관리급여' 도입을 본격화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관리급여는 과도하게 이용되는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 급여 적용하에 관리하기 위해 도입하는 제도다.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의 가격을 정부가 설정하고 환자 본인은 해당 가격의 95%를 부담하도록 했다. 관리급여 대상 항목은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 논의를 거쳐 과잉 이용이 심한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 3개 항목으로 정했다. 정부는 체외충격파 치료와 언어치료는 추후 관리급여 지정 필요성을 논의해 정하기로 했다.

관리급여의 기본 도입 취지는 필수의료 붕괴 방지 기반 마련이다. 도수치료 같은 비급여 진료의 가격을 의료기관이 마음대로 정하고, 환자들은 이 비용을 실손보험을 통해 받으면서 비급여 진료 시장이 커졌다. 이는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하는 진료과 의사의 수익을 높였고 그렇지 않은 진료과 의사와 수익 격차는 벌어졌다. 필수 진료과 기피 현상도 부추긴 것으로 평가된다. 잘못된 실손보험 정책으로 의료체계의 '비정상화'가 만들어졌다. 이게 관리급여 도입 배경이다.

이를 두고 의사단체 반발이 심하다. 도수치료 등 관리급여 가격을 정부가 정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받던 만큼 진료비를 받지 못하고 이게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8일 '도수·체외충격파 치료, 단 하나도 뺏길 수 없다'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 두 항목은 낮은 수가(의료 서비스 대가) 체계 속에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일선 개원가의 마지막 생존 보루"라고 주장했다.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를 (건강보험 항목으로) 지정하는 순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수익 감소가 우려된다는 면에서 이익단체인 의협이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의협 주장에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근근이 버티고 있는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라고 한 부분이 그렇다. 의료계에서 이들 진료과는 '정재영'(정형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이란 약어로도 불리는 인기과로 꼽힌다. 비급여 진료 등을 통한 수익이 많아서다. '어렵사리 겨우'라는 뜻의 근근이와는 맞지 않아 보인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의 '혼합진료 금지를 통한 실질의료비 절감방안'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의원 중 의사임금이 가장 높은 과목은 안과로 연평균 임금은 4억5837만원이다. 2위는 정형외과(4억284만원), 3위는 재활의학과(3억7933만원)다. 비급여율 순위는 재활의학과가 1위, 안과 2위, 정형외과 3위다. 반면 비급여율이 11위로 낮은 이비인후과는 연평균 임금이 1억6929만원으로 정형외과 대비 약 58% 낮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관리급여 도입은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직역 논리에 갇힌 게 아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의사단체 타협안을 기대한다.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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