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하영 증조부 안상호 명백한 친일…인명사전 없다고 면죄부 아냐"

민족문제연구소 "하영 증조부 안상호 명백한 친일…인명사전 없다고 면죄부 아냐"

김사무엘 기자
2026.08.14 22:3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배우 하영이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기억상실에 걸린 검사 고은새(하영 분)와 자칭 남자친구라 우기는 복싱 코치 장태하(정해인 분)의 설렘 찐득한 동거 생활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2026.8.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배우 하영이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기억상실에 걸린 검사 고은새(하영 분)와 자칭 남자친구라 우기는 복싱 코치 장태하(정해인 분)의 설렘 찐득한 동거 생활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2026.8.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민족문제연구소가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과 관련해 "친일·부일 협력 행적이 존재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친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수록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 곧 '친일 행적이 없음'을 뜻하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안상호의 주요 친일 행적으로 △이토 히로부미 국민대추도회에서 준비위원으로 참여 △일제 식민통치를 뒷받침한 지방행정 보조기구인 경성부 협의회원 역임 △식민지 금융수탈기구인 경성 종로금융조합의 조합장 역임 △내선융화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 활동 등을 열거했다.

대표적 친일 인사인 이완용, 민영휘 등이 활동한 대정친목회에 안상호 역시 평의원으로 이름을 올린 사실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친일 엘리트의 모임이었던 대정친목회는 조선인 유력자와 일제 당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자임했다"며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단체의 성격을 고려할 때, 안상호가 평의원(일종의 대의원 격)으로 참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친일 행위"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친일인명사전에서 전문직은 모두 다 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친일인명사전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일제강점기 친일반민족행위자 목록을 정리해 2009년 공개한 인명사전이다. 안상호의 이름은 이곳에 등재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안상호가 적극적 친일인사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는 "(일제강점기 당시) 기술직이나 전문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 수록 대상이 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복수의 친일협력단체에 가담했거나 지속적이고 능동적인 부일 행적이 입증된 전문직 인사는 엄격한 심의를 거쳐 사전에 수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9년 발간 당시 민족문제연구소가 축적한 자료로는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선정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에 편찬위원회의 결정으로 수록을 보류한 것"이라며 "해방 60여 년 만에 결실을 맺은 사전 편찬 작업은 당시 축적된 학술 연구 성과와 사료의 한계 속에서 진행됐으며, 인력과 자료 부족으로 인해 판단이 보류된 인물도 다수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지속적인 사료발굴과 검증을 통해 인명사전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최근 배우 하영에 대한 연좌제적 비난을 경계하면서도 그가 구조적 성찰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번 논란의 본질은 배우 개인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조상의 식민지 협력 이력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적 성찰 없이 발언해 대중에게 상처를 준 '역사인식과 성찰 부재의 문제'에 있다"고 짚었다.

이어 "선대의 과오에 대한 단죄를 후손에게 전가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도 "연좌제 금지라는 방어논리에 머무를 게 아니라 식민지배 하에서 형성된 전문직 계보와 사회적 자산이 해방 후 청산 없이 어떻게 기득권으로 승계되고 세습됐는지에 대한 구조적 질문과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사무엘 기자

안녕하십니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