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안' 반발 의료계, 집단행동엔 '회의적'

홍효진 기자
2026.02.19 04:05

"복귀한 지 얼마나 됐다고" "투쟁명분 부족" 목소리
정부도 갈등 장기화 부담, 합동실사단 수용 등 촉각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복귀한 지난해 9월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사들이 설연휴 이후 의과대학 정원확대에 대한 명확한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집단행동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의정대립 구도가 길어지는 상황은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와 의료계, 환자단체의 갈등봉합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단체는 의대정원 증원안에 대해 객관적 교육여건 검증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부터 늘어날 의대생 규모를 현 교육체계가 수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정부 관계자와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 등이 참여하는 '합동실사단' 구성을 요구했다. 대전협은 지난 14일 열린 긴급 임시 대의원총회 직후 "정부는 교육·수련현장에 대한 객관적 점검을 해야 한다"며 "현장 목소리 없는 증원 강행은 의료질을 악화시키고 국민건강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대정원 결정에 참여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정부에 실제 모집인원 조정을 비롯해 의학교육협의체 및 의정협의체 구성 등을 촉구했다. 앞서 의협은 상임이사회와 거버넌스회의,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대책특별위원회 회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의 등 여러 내부논의를 진행했다. 정부 증원안에 대한 직역별 의견을 종합해 세부적인 행동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구체적 대응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총파업·시위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부가 내년도 증원분을 490명으로 제한하고 이듬해부터 증원폭을 확대하는 '단계적 로드맵'(연평균 668명)을 제시한 만큼 의료계 내부에서도 2000명을 한꺼번에 늘린 지난 의정사태와 비교하면 투쟁명분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원분 전원을 지역의사로 양성한다는 점도 반발수위를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의정갈등의 중심에 섰던 전공의·의대생들도 집단행동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지난해 9월 의료현장에 복귀한 수도권 병원 소속 전공의 A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가볍게라도 주변에 '사직할 거냐'고 물으면 단번에 '안한다'는 답이 돌아온다"며 "복귀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총알받이로 나갈 젊은 의사가 몇 명이나 있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의료현안을 놓고 의정갈등 구도가 장기화했다는 점은 정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증원뿐 아니라 공공 및 지역 의대 신설, 지역의사제 도입을 두고도 이견이 이어진다. 정부는 2030년부터 공공의대(의학전문대학원)와 지역 신설 의대를 통해 2034~2037년 의사인력 600명을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하지 못할 비효율적 정책"이라며 반대했다. 지역에 10년간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지역의사제에 대해서도 의협은 "지역소멸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증원안이 확정된 이상 의료계도 대외적으로 계속 (정부를 향해) 비판적 태도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며 "정부와 이견을 좁히긴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의정 대화창구가 좀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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