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행하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수련병원에서도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처벌조항도 미미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공의들의 주장이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공동개최한 '전공의 건강권 확보와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근로시간 단축 시범사업 현황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5월부터 시행 중인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참여병원 총 69곳 중 32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당 시범사업은 주당근무와 연속근무 시간을 각각 72시간, 24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으로 참여병원에는 성과평가 반영 등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정부사업에 참여한 병원조차 전공의 처우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노조 조사결과 전면이행하는 병원이 절반도 안되는 11곳(34.4%)에 불과했다. 특히 정형외과,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처럼 근무강도가 높은 진료과일수록 이행률이 낮았다.
이는 전공의를 대체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게 노조의 분석이다. 전공의가 근로시간을 줄이면 전문의·PA(진료지원)간호사 등 비전공의가 업무를 대체해야 하는데 전체 의국(진료과)의 33%에 불과하고 동료 전공의(47%)가 대체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미미한 처벌규정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재도 총근로시간 상한선인 주80시간을 위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9월 노조가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주80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응답이 27.8%, '주88시간 이상'이라는 응답도 12.9%에 달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위반은 2000만원 이하 벌금, 2년 이하 징역의 무거운 벌칙을 주지만 전공의법은 위반시 과태료 500만원으로 '솜방망이'에 그치기 때문이라는 게 노조의 시각이다.
지난 21일부터 시행된 전공의 연속근무 상한선을 최대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법) 개정안도 실효성이 낮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벌써 들린다. 유청준 노조위원장은 "근로시간 위반은 책임자에게 최소 벌금형 이상 처벌조항이 필요하다"며 "총근로시간도 80시간보다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