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지표 빠진 초록에 흔들린 셀비온…"상반기 순차 공개, 본질 가치 이상 無"

정기종 기자
2026.02.25 16:06

ASCO GU서 플루빅토 대비 ORR 우위 재확인 불구 OS·rPFS 미공개에 주가 변동성 부각
김권 대표 "이미 계획된 발표 범위…상반기 AACR·ASCO·SNMMI 통해 추가 지표 공개"

국산 전립선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첫 허가를 노리는 셀비온의 기업가치가 급격한 변동성을 겪었다. 전일 글로벌 학회를 통해 기존 표준치료제 대비 우위를 입증한 데이터를 발표했지만, 추가 경쟁력 확인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와의 괴리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회사는 발표 시점의 차이일뿐, 올 상반기 추가 3개 학회를 통한 부수적 데이터 발표로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권 셀비온 대표는 25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177Lu-포큐보타이드 2상과 관련된 데이터는 이번 ASCO GU(미국 임상종양학회 비뇨생식기암 심포지엄)를 비롯해 4월 AACR(미국암연구학회), 5월 ASCO(미국임상종양학회) 본회의, 6월 SNMMI(미국핵의학분자영상학회)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업데이트 될 것"이라며 "시장에서 궁금해 할 만한 보조 지표들 역시 상반기 내 공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셀비온은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방사성의약품 '177Lu-포큐보타이드'(포큐보타이드)를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하는 기업이다. 포큐보타이드는 지난해 12월 수령한 임상 2상 최종결과보고서(CSR)를 통해 현재 동일 계열 치료제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 허가받은 노바티스 '플루빅토'(29.8%)와 비교해 수치상 높은 객관적 반응률(ORR, 35.9%)을 확인하며 주목받았다. 치료 후 종양 크기가 일정 기준 이상 줄어든 환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ORR은 포큐보타이드 2상의 1차 평가변수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플루빅토는 지난해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방사성의약품의 상업성을 입증한 선도 품목이다. 포큐보타이드는 지난해 하반기 2상 탑라인(주요지표) 발표를 통해 플루빅토를 넘어선 ORR을 확인한 데다, CSR 수령 이후 12월 말 국내 조건부 허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해당 분야 첫 국산 치료제 탄생 기대감에 힘입은 셀비온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66.5% 급등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24일 21.4% 하락했다. 이날 역시 전일 대비 소폭 하락(-0.97%)한 채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이같이 변동성을 보인 배경은 지난 24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임상종양학회 비뇨생식기암 심포지엄(ASCO GU)에서 공개된 임상 2상 관련 초록으로 분석된다.

임상 주도 의료진인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작성한 이번 초록에는 ORR을 비롯해 2차 평가변수인 질병통제율(DCR), PSA 반응률, 이상반응률 등에 대한 데이터가 담겼다. 플루빅토 3상 데이터와 비교해 경쟁력을 입증한 수치다. 현지시간 27일 예정된 본발표에서도 해당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해당 데이터가 앞서 탑라인 발표와 CSR 수령시 이미 확보한 수치인 탓에 추가 데이터의 부재가 시장 실망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장은 이번 초록에서 전체생존기간(OS)이나 무진행생존기간(rPFS) 등 생존 지표 일부가 공개될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앞서 공개된 ORR이 허가 근거가 될 수 있다면, OS와 rPFS는 상업화 이후 시장 점유율에 대한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플루빅토가 전립선암 표적 방사성의약품 시장에서 글로벌 대표 치료제로 자리잡은 동력도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해 눈에 띄는 두 지표의 개선이다. 때문에 셀비온이 두 생존지표 측면에서 플루빅토 대비 경쟁 우위를 입증할 경우,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쏠렸다. OS와 rPFS는 플루빅토 임상 3상 1차 평가지표이기도 하다.

특히 포큐보타이드는 2상 중간결과 발표 당시 47.5%였던 ORR이 최종적으로 35.9%로 낮아졌다. 여전히 경쟁 약물 대비 우위에 있는 수치지만 이미 한 차례 기대감을 낮췄던 만큼, 추가 경쟁 우위를 입증할 부수 지표가 공개되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데이터 발표의 범위는 임상 연구자들에 의해 이미 계획된 것일 뿐, 본질적 경쟁력 변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실제로 포큐보타이드는 국내 조건부허가 기대감 외에도 연초 MSD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에 돌입했고, 해외 잠재적 파트너들과 기술이전 논의 역시 진행 중이다. 시장 실망감을 키운 추가 데이터 부재 역시 상반기 남은 학회일정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권 대표는 "학회별 임상 데이터 공개 범위는 임상 연구진들에 의해 계획된 순서대로 공개하는 것"이라며 "공개된 ORR이나 한국인 대상 데이터 등 이번 ASCO GU를 통해 공개되는 내용만으로도 포큐보타이드의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내용들 역시 긍정적 데이터라고 자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약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시장 변수와 직면하고 있지만 결국 결과로 증명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예정된 회사 계획에 따라 성과로 경쟁력을 입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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