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협의체 가동' 운 띄운 의사들…'필수의료 정상화' 해법 될까

홍효진 기자
2026.02.26 15:35

의협 '의정협의체' 요구에 정부도 긍정적 검토
"의료 현안 정기적 논의…상설화 계획"
지속성·실효성이 관건…"당장 적용할 대안 나와야"

(왼쪽부터)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사진=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 대책의 밑그림을 짜는 '의정협의체'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의과대학 정원에만 치중됐던 의료 현안 논의를 확장할 정기적 소통 창구가 필요하단 취지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최근 복지부와 의정협의체 구성을 놓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이 요구하는 의정협의체는 복지부와 의협 관계자가 모인 소규모 논의 기구다. 여러 보건의료 현안을 정부와 의협이 정기적으로 논의하도록 상설화하자는 구상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정부와 의협이 1대1로 마주 앉는 자리의 개념으로 현재 여러 갈래로 운영 중인 의료정책 관련 위원회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기존 '위원회' 차원의 대규모 조직과 달리 정부·의협 관계자가 소규모로 모여 의료계 과제에 대한 청사진을 함께 제시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도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지역의사제 시행 등 종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을 위해 협의체 구성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기본적인 (협의체)위원을 구성하되, 특정 현안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면 관련 다른 전문가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실행위원회를 별도로 꾸리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필수 의료 정책 등 기본적인 주요 현안은 고정하지만, 군의관 양성이나 주요 예산 확보 등 다른 부처와 논의가 필요한 경우 위원 구성은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단 설명이다. 의협은 의학 교육 전문가와 교육 당사자가 참여하는 '의학교육협의체' 구성을 놓고도 정부와 대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지속성과 실효성이다. 앞서 유사한 형태의 '의료현안협의체'의 경우 2024년 2월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 발표를 앞두고 열린 회의가 파행된 뒤 운영이 멈췄다. 같은 해 11월엔 국회를 포함한 '여의정협의체'가 구성돼 4차례 대화를 이어갔으나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주요 의사 단체를 비롯해 야당까지 불참한 채 운영되며 반쪽짜리란 비판을 받았다. 여의정협의체는 출범 약 3주 만에 대한의학회 등의 이탈로 잠정 중단된 뒤 비상계엄 사태와 맞물리며 사실상 해체됐다.

의사들은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도록 속도감 있는 논의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최안나 강릉의료원장은 "의정 간 신뢰 회복과 제대로 된 정책 논의를 위해선 의정협의체 구성은 필요하다"며 "협의체를 통해 지금 당장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결론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의협도 더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협 관계자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한시적으로 대화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속성을 가져가자는 게 의정협의체 구상의 취지"라며 "구성이 확정될 경우 정부가 일방적으로 확정된 안을 발표하는 게 아닌 처음부터 의정 간 실질적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구조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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