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안보이네…"그리어, 트럼프 관세정책 실질사령탑"[글로벌키맨]

러트닉 안보이네…"그리어, 트럼프 관세정책 실질사령탑"[글로벌키맨]

정혜인 기자
2026.06.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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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어, 트럼프 2기 무역 정책 '조연'에서 '주연'으로 부상…
인도·USMCA 등 무역 협상·새로운 관세 체계 마련 등 주도…
러트닉 상무장관, 정책 혼선 비판·엡스타인 사태로 입지 약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AFPBBNews=뉴스1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AFPBBNews=뉴스1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제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이끄는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교류 사실 등 각종 구설수로 활동반경이 줄어든 사이 트럼프 2기의 관세·무역 정책 주도권이 USTR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2기 초기 미 행정부에서 '조연'에 불과했던 그리어 대표는 최근 러트닉 장관이 빠진 인도와의 무역 협상을 주도하는 등 트럼프 2기 무역팀에서의 역할을 강화하며 '주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2기 초반 러트닉 장관에 밀려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인도와의 무역 협상,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 새로운 관세 체계 마련 등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1980년생인 그리어 대표는 변호사 출신의 통상 전문가로, 브리검영 대학을 나온 모르몬교 신자이자 미 공군 법무관(JAG) 출신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중국 강경파'로 불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당시 USTR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통상 협상 경험을 쌓았다. 차분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에 법리와 실무에 강한 협상가로 평가받는다.

2월 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뉴스1
2월 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뉴스1
'러트닉 감시'서 벗어난 그리어, 새로운 관세 도입도 주도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초반 한국 등 주요 국가와의 무역 협상을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트닉 장관에게 무역 정책의 전권을 맡기다시피 하며 USTR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도 맡게 했다. USTR가 행정부 내에서 상무부와 '동등한 위치'임에도 러트닉 장관은 자신을 그리어 대표보다 상급자로 자리매김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어 대표가 미국을 방문한 인도 고위 관계자와 USTR에서 단독회담하자 러트닉 장관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그리어 대표와 외국 고위 관리간 회담은 USTR가 아닌 상무부 청사에서 러트닉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하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행정부 내 두 사람의 상황이 크게 변화했다. 그리어 대표가 러트닉 장관의 동행 없이 인도를 방문해 양국 무역협정 체결 문제를 논의하는 등 그리어 대표의 존재감이 러트닉 장관보다 커지기 시작한 것.

WSJ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현재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협정은 물론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재협상도 주도하고 있다. 또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추진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체계 마련도 그리어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미·중 무역위원회 설립과 운영도 그리어 대표가 책임지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왼쪽에서 4번째)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5월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무역회의에 참석해 각국 고위 관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FPBBNews=뉴스1
제이미슨 그리어(왼쪽에서 4번째)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5월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무역회의에 참석해 각국 고위 관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FPBBNews=뉴스1
꼼꼼하고 일 잘해 vs 러트닉, 엡스타인 사태로 입지 약화

WSJ는 이런 반전은 "그리어 대표 특유의 '기술관료적 역량과 법리적 치밀함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끌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리어 대표는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사면초가에 몰리자 '무역법 301조'를 전면에 내세워 트럼프의 관세 장벽을 법적으로 탄탄하게 재구축하는 능력을 증명하며 미 행정부 내 신뢰를 얻었다고 한다.

반면 러트닉 장관은 외교 갈등과 정책 혼선 등을 촉발하는 발언으로 상무장관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억만장자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교류 사실 등으로 도덕성 문제까지 불거지며 입지가 크게 약화했다는 분석이다.

미 정부의 한 관계자는 WSJ에 "그리어 대표가 주도하는 무역 협상에 참석한 일부 당국자들은 그(그리어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며 "그리어 대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메모하며, 존중하는 태도로 대화에 임하는 전형적인 실무 관료의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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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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