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페론, '누겔' 임상 실패에 동전주 위기까지…남은 카드는

샤페론, '누겔' 임상 실패에 동전주 위기까지…남은 카드는

김선아 기자
2026.06.29 17:18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실패에 동전주 진입…"기업가치 회복 총력"
'누겔' 추가 임상 재설계·'나노맙' 파이프라인 전임상 기술이전 추진

샤페론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그래픽=최헌정
샤페론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그래픽=최헌정

샤페론(612원 ▲44 +7.75%)이 핵심 파이프라인 '누겔'의 글로벌 임상 2b상 실패로 이른바 '동전주'(주가가 1000원 미만인 주식) 위기까지 맞닥뜨리며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입과 후속 파이프라인의 피벗팅으로 기업가치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누겔에 대한 추가 임상을 추진할 계획인 만큼 다각화된 신약 포트폴리오가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승용 샤페론 대표는 이날 장내매수 방식으로 자사주 15만767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4일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의 글로벌 임상 2b상 파트 2 톱라인(주요지표) 결과가 1차 평가지표를 미충족했다고 발표된 지 5일만이다. 해당 결과 발표 이후 샤페론의 주가는 급락하며 동전주에 진입했다.

샤페론은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누겔 미국 임상 2b상 파트 2의 예상 밖의 높은 위약 반응과 향후 개발의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급락해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상황은 회사의 본질 가치와 괴리됐기에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이날 오전 대표이사는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회사가 보유한 탄탄한 구조적 리스크 완화 체계와 본질 가치에 대한 확신"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7월1일부터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이 시행되는 만큼 최대주주의 주식 매입과 주주서한 등을 통해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적으로 액면 병합이나 감자 등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페론은 우선 올해 인수한 자회사 니즈테크를 통해 연결 기준 실적을 안정화시키고 비바이오 매출 기반을 확대해 펀더멘탈을 견고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뷰티 사업으로의 완전한 피벗(사업 방향 전환)에는 선을 그었다. 또한 다각화된 신약 포트폴리오를 통해 임상 변동성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특히 누겔은 이번 임상 결과만으로 중단을 결정할 만한 에셋(자산)이 아니라고 보고, 오는 9월까지 임상 2b상 최종결과보고서(CSR) 분석을 마무리해 후속 허가용 임상을 재설계할 계획이다. 누겔은 샤페론이 2013년에 연구를 시작한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샤페론 관계자는 "소규모 추가 임상을 진행해 파트너사가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데이터 패키지를 묶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 임상의 누겔 투약군에서 효과가 나오지 않은 게 아닌데 평가지표는 위약군과의 차이를 보게 돼 있어 당혹스러운 결과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습제를 제공했던 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아닌가 생각하고 있고, 임상 타깃이 경증~중등도 아토피염 환자였는데 경증 쪽에 환자가 좀 더 많이 분포됐던 건 아닌가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누겔 임상 결과의 여파로 샤페론의 핵심 플랫폼 기술인 GPCR19-염증복합체 억제 플랫폼(이하 GPCR19 플랫폼)이 개발 동력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코로나19 폐렴 치료제 '누세핀'의 경우 2023년 발표된 다국적 임상 2b상 결과에서 PP 평가군에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으나, FA 평가군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임상 결과에 대한 평가가 분분했다.

샤페론은 초소형 나노항체 플랫폼 '나노맙'과 더불어 GPCR19 플랫폼을 핵심 축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현재 경구용(먹는) 아토피 치료제인 'HY301'은 GPCR19 플랫폼 내에서 확장 개발되고 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누디핀'은 창상피복재 MD 크림으로 피벗팅하고, 누세핀은 전임상에서 확인된 가능성을 바탕으로 바이러스성 폐렴 유래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적응증으로 개발 방향을 전환한다.

샤페론 관계자는 "나노맙 플랫폼 쪽은 임상 단계까지 올려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건 어려울 것 같고, 전임상 단계에서 최대한 데이터를 마련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나노맙에서 가장 앞서 있는 CD47xPD-L1 표적 이중항체 '파필리시맙'은 영장류 독성시험까지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곧 특허가 만료되는 아브락산과 나노바디를 결합한 '나노맙-약물 접합체'(NDC)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선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