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랑해" 서른살 아들, 불의의 사고...7명 살리고 하늘로

박미주 기자
2026.04.16 10:23
기증자 오선재씨/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뇌출혈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한 30세 청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7명을 살리고 떠났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2월6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오선재씨(30)가 심장과 폐, 간, 신장(양측), 안구(양측)를 기증해 7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앞서 오씨는 지난 1월18일 식당에서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뇌출혈 진단으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잠시 의식을 회복해 어머니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지만, 다시 상태가 악화해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오씨는 평소 친구들에게 장기기증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한다. 오씨의 어머니 최라윤씨는 "그냥 세상을 떠나면 의미가 없으니,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겠다"던 아들과의 생전 약속을 떠올려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최씨는 아들의 기증에 동의한 날, 본인 또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하기도 했다.

전남 광양에서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난 오씨는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일에 지쳐 귀가한 어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던 듬직한 아들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었고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일에 도전하며 성실히 살아왔다. 재작년 한 회사의 정직원으로 입사한 뒤에는 어머니에게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 걱정 마라. 나중에 꼭 집도 사주겠다"고 말하던 효자였다.

오씨는 성격이 활달해 친구가 많았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위성준씨는 "항상 모임 분위기를 이끌던 친구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평소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했던 친구인 만큼 하늘나라에서도 장기기증한 것에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고 전했다.

어머니 최씨는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로 "너무 보고 싶다. 미안하다"며 오열했다. 위씨는 "하늘나라에서 멋있게 살고 있어.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남은 가족들을 잘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증에 동의해 주신 유가족의 숭고한 뜻에 경의를 표한다"며 "기증자가 남긴 고귀한 생명나눔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족이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하는 영상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누리집(홈페이지)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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