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전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최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행정학전 초빙 교수로 임명되자, 이 대학 의대 교수들이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 전 차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의대정원 2000명 증원책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다.
가톨릭관동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21일 '박민수 객원교수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항의 성명'을 내고 "박민수 전 차관의 객원교수 임명을 당장 취소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선에서 의대생들을 직접 가르치며 무너져가는 의학교육 현장을 힘겹게 지켜내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대학이 의료농단의 핵심 책임자인 박 전 차관을 우리 대학의 객원교수로 임명했다는 참담한 소식에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박 전 차관을 향해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정책 추진으로 의대생과 의대 교수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안겨준 장본인"이라고 힐난했다.
앞서 박 전 차관은 의대 증원에 따른 해부용 시신 부족 우려에 대해 "해부용 시신을 학교 간 공유하면 되고, 부족하면 수입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겨냥해 협의회는 "의학교육의 숭고함과 기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마저 짓밟는 무책임한 막말을 서슴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가 주도한 사태로 인해 아직도 의대 교육은 전혀 정상화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빈약한 인프라 속에서 대책 없이 늘어난 학생들을 교육해내야 하는 막막한 현실과 피해를 지금도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총장과 학교 측을 향해 △박민수 전 차관의 객원교수 임명을 당장 취소할 것 △총장과 이번 인사를 기획한 책임자는 의대 교수들과 의대생들의 고통을 외면한 이번 인사 강행에 대해 사과하고, 임명 경위를 명확히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또 협의회는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객원교수 임명을 유지할 경우 발생하는 학내 극심한 갈등과 대학의 명예 실추에 대한 모든 책임은 총장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차관은 1991년 서울대 사회과학대를 졸업한 후 이듬해 36회 행정고시에 합격에 공직에 발을 들였다. 연금보험국, 보건정책국, 건강증진국, 보건정책국 등 복지부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으며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으로 근무하다 복지부 제2차관으로 임명됐다.
윤석열 정부 당시 의대증원 2000명 등 의료개혁 정책을 주도하며 의사집단의 반발을 샀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한 달여 후 차관 자리에서 물러나 경영컨설팅 업체 대표로 취임하며 강연 등 외부 활동을 해왔다. 이번에 교수로 임명된 그의 연구분야는 국가 성장, 사회 보장 등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