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채권수익률 상승 공포에 패닉에 빠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1600포인트에 가까운 추락을 기록했다. 포인트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하락폭이다.
미 증시를 넘어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증시의 장기 랠리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부터 시작된 급락으로 글로벌 증시의 올해 상승분이 고스란히 사라졌다.
◇패닉에 빠진 뉴욕증시...다우, 사상 최대 1597p 급락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175.21포인트(4.6%) 떨어진 2만4345.75로 거래를 끝냈다. 장중 한때 1597포인트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포인트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일간 하락폭이다.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던 다우지수는 2만50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연간 기준으로 1.5% 하락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달 2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2만6617.71에 비해 8.5%나 떨어졌다. 전고점 대비 10~20% 하락을 의미하는 가격조정(correction)구간 진입을 눈 앞에 뒀다.
S&P500지수 역시 전일대비 113.19포인트(4.1%) 하락한 2648.94로 장을 끝냈다.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추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대비 273.42포인트(3.8%) 떨어진 6967.53으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오후 장들어 낙폭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채권수익률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공포심리를 확대시키면서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10년 만기 채권수익률은 이날 2.75%에 거래됐지만 장중 2.88%을 터치하기도 했다. 더구나 프로그램 매매로 인해 대량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장 막판 폭락장세를 연출했다.
팀 앤더슨 TJM인베스트먼트의 매니징이사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경계선상의 패닉형태 매도처럼 생각된다"고 말했다.
◇1주 만에 급변한 투자심리...‘장기랠리 끝인가’
지난달 26일 다우지수, S&P500, 나스닥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뉴욕증시의 투자심리는 불과 1주일 만에 급변했다.
뉴욕증시의 조정은 지난주부터 시작됐다. 채권수익률 상승세와, 시장전망치를 상회한 임금상승률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촉발하면서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1월 시간당평균임금은 전년대비 2.9% 올랐다.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채권수익률 상승은 일반적으로 조달금리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또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더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에 나서도록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승은 위험자산시장인 증시엔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
특히 인플레이션 상승과 채권가격 폭락(채권수익률 급등)은 지난 1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이 지목한 시장의 가장 큰 꼬리리스크(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일회성 사건)였다.
◇"펀더멘털 견고, 변한 건 없다"....‘숨고르기’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하락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가파른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라는 낙관적인 목소리도 여전하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의 동반성장과 기업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은 견고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약 80%의 매출이 시장전망치를 상회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수년간의 랠리로 뉴욕증시가 역사적 밸류에이션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만큼 전고점대비 5% 이하로 떨어지는 기간조정(pullback)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보이고 있다. 저가매입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밥 패브릭 슬레이트스톤웰스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주 금요일 매수주문을 냈고, 오늘도 매수주문을 냈다”며 “지난주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경제적 상황에서 어떤 것도 변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등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올 상승분 날아가
뉴욕증시에 제동이 걸리면서 글로벌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이날 1.6%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유가하락 등으로 급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2.7%까지 추락한 이후 1.1%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니케이평균지수도 2.5% 하락했다.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일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올해 상승분이 모두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