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손길로 살아난 궁궐 물건들…수백년 전 '왕족의 방' 엿보다

장인의 손길로 살아난 궁궐 물건들…수백년 전 '왕족의 방' 엿보다

오진영 기자
2026.06.0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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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 특별전 개최

'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 특별전에서 공개되는 백수백복도 병풍. / 사진제공 = 국가유산청
'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 특별전에서 공개되는 백수백복도 병풍. / 사진제공 = 국가유산청

"사람의 손때가 묻은 옛날 공예품들을 다시 살려내 궁궐에 숨결을 불어넣고자 했습니다."(신선이 이수자)

국가유산청과 에르메스가 함께 추진하는 '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의 결과물이 8일 공개됐다. 전통 공예품을 재현하는 장인들이 가진 기술의 유지·전승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전이다. 작품을 궁궐에 배치해 '살아있는 문화 공간'으로 바꾸려는 의도도 담겼다.

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이날 재단법인 '아름지기' 건물에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제작된 덕수궁 즉조당의 내부 집기 11종(14점)을 공개했다. 평상이나 자수 병풍, 손화로와 촛대 등 다양한 공예품이 포함됐다. 완성된 작품은 즉조당 안에 배치된다.

이들 작품은 실제로 궁궐에서 임금이나 왕족, 신하들이 쓰던 공예품을 장인들이 재현한 것이다. 서울시 무형유산 '입사장'(전통 금속공예의 일종) 보유자인 최교준 장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고궁박물관이나 개인 수집가가 보유 중인 옛 작품을 참조해 만들어졌다.

즉조당 내에 재현 집기가 배치된 모습. / 사진제공 = 국가유산청
즉조당 내에 재현 집기가 배치된 모습. / 사진제공 = 국가유산청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주인이 없는 궁궐 내에 작품을 배치했다는 점이다. 단순한 재현에 그치지 않고 쓰이던 장소에 물건을 둠으로서 전각을 가꾸고 공예품의 생애주기를 다할 수 있게 했다. 아름지기 관계자는 "궁궐이야말로 전통공예의 장인정신을 전승하기 위한 가장 넓은 무대"라며 "공예품을 사용하며 수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용 예술품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되는 물품들을 선보이기 때문에 당시 궁궐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몰입감이 인상적이다. 관람객들이 궁궐을 사용하던 조선 왕실의 발자취를 따라가듯 작품을 조망할 수 있게 꾸며졌다. 사극에서 볼 수 있는 '일월오봉병'이나 단종·권율 장군의 영정, 백수백복도 등 평소 보기 힘든 작품들도 흥미롭다.

즉조당 내부 집기 외에도 전통 장인의 작업 도구와 작품 7점이 전시되며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공식 공개는 오는 9일이다. 16일에는 복원에 참여한 신선이 장인의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행사도 예정됐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이 사업을 11년째 후원해 오고 있다. 덕수궁관리소가 운영을 맡고, 아름지기가 프로젝트의 기획과 실행을 책임진다. 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지속적인 민관 협력으로 궁궐이 살아있는 문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게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전이 열리는 즉조당 모습. / 사진제공 = 국가유산청
특별전이 열리는 즉조당 모습. / 사진제공 = 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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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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