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소주성'설전…정부 "최저임금 더 올려야"-재계 "속도조절"

유희석 기자
2019.05.22 16:54

내수 부양 위해 최저임금 인상률 상향 검토…경제계 "중소기업 이미 한계" 반발도

2020년 도쿄올림픽 선수촌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 /사진=로이터

최근 소득주도성장, 이른바 '소주성'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진 가운데 일본에서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세계 경제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내수라도 살리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많이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경제계는 중소기업 부담이 너무 크다고 즉각 반발했다.

나카니시 히로아키 게이단렌(경단련) 회장은 지난 20일 게이단렌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본의) 최저임금이 낮다는 문제점은 알고 있으며,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지난 몇 년간 3% 인상률이 너무 높고, 이제 (최저임금 인상을 버티는 것이) 한계라는 기업의 목소리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 목적이 무엇인지, 또 어느 정도 올릴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 열린 일본 정부의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민간 위원인 니나미 다케시 산토리홀딩스 사장은 "내수 부양을 위해 올해 최저임금을 5% 정도 올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당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다케시 사장의 의견에 동조했으며, 아베 신조 총리도 일본의 최저임금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왜 낮은 수준인지,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계 부처에 자세한 분석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률 상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은 매년 후생노동성 산하 중앙최저임금심의회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 목표치를 결정한다. 이후 47개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참고해 각자 실정에 맞게 최저임금을 책정한 후 그해 10월부터 1년간 적용한다. 물가에 따라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많이 다른데, 지난해 기준 도쿄 최저임금은 985엔(약 1만665원)이었으나 오키나와는 760엔(약 8228원) 정도에 그쳤다. 최근 3년 연속 최저아베 정부는 전국 평균 시간당 최저임금이 2012년 749엔에서 지난해 874엔(약 9462원)으로 오르면서 약 9200억엔(9조9585억원)의 소비 진작 효과가 발생했다고 추산한다.

그러나 일본 경제계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져 소비가 늘어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의 임금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이 있다. 기업으로서는 임금이 높아지는 만큼 생산성을 높여야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제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도 "중소기업은 현재도 버겁다"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인상에 신중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경기동행지수의 판단이 악화하는 등 경기 침체 우려도 있는 가운데 대폭 인상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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