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증세'가 대세? 獨 "그래도 우린 감세"

진경진 기자
2020.06.09 17:58

[MT리포트] 文정부 증세 시즌 3 ⑦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전 세계에서 기본소득 등 사회복지 확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를 이행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원조달인데, 대부분 부자세·부가가치세(소비세) 인상 등 세금 재조정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일명 복지 증세다. 반면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세금 인상은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일본과 독일은 각각 소비세 증세와 감세 정책을 내놓으며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비세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부과되는 간접세인데 이를 인하하면 소비 심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의 경우 소비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이 추진하는 조세 정책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장 경제적 영향 등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전 세계 정책입안자들은 이들 국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日 "사회 보장비, 모두 함께 지지해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AFP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소비세율을 기존 8%에서 10%로 2%포인트 인상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와 맞물려 올 1분기 일본 경제 실적에 압박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올 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이율 환산으로 -2.2%로 감소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일본이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을 의미한다고 8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일본 여야 정치인들도 소비세율을 다시 5%까지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감세 불가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전 연령대에 걸친 사회 보장 제도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는 "소비세 10%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공세에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소비세 인상은 유아 교육 무상화 등 전 세대형에 대한 사회 보장 개혁을 위해 필요하다"며 감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아소 다로 일본 경제부총리 겸 재무대신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일 정부의 감세와 현 일본의 소비세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일본 정부는) 인하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가 최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사회 보장비를 모두 함께 지지하자는 관점에서 소비세가 재원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 장관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일본 정부는 소비를 자극하는 대신 일자리 보호와 기업 지원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시기적절하고 유연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감세는 지금 단계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獨, 소비 증진으로 경기 부양 우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AFP

반면 독일은 이달 3일 27조원 규모의 소비세 인하 카드를 꺼냈다. 소비자 수요를 자극하는 데에는 세금 인하 효과가 가장 확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독일의 1분기 GDP는 2.2% 감소했는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라고 연방통계청이 밝혔다. 독일 통일 이후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기도 하다.

이에 독일은 1300억유로(약 176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일반 부가가치세율을 현행 19%에서 16%로 낮추고, 식료품 등 필수 품목의 부가가치세율은 7%에서 5%로 인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감세 기간은 다음달부터 6개월간이다.

소비세 감세가 시행되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들에 대한 소비가 증가해 마진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 감세 조치를 일시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경기 부양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독일 KPMG 세무 관계자는 "독일의 감세 정책은 모두가 놀랄 만한 조치였다"며 "지출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 시킬 뿐만 아니라 기업들에게는 세금을 깎아주는 매우 광범위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동차 업계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다만 일본에서는 일본과 독일의 조세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경제주간지인 동양경제는 "독일의 소비세 감면은 재정 흑자 환원책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나오던 이야기"라며 "2008년 실질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졌을 때도 독일은 소비세 증세 후 이를 인하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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