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독재자·쿠데타·스트롱맨"…전두환 사망 보도한 외신 제목들

송지유 기자
2021.11.23 16:27

쿠데타, 5·18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 추징금 미납 등 다뤄…
뉴욕타임스 "한국에서 가장 비난받는 전 군부독재자" 표현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난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0년 제11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하는 모습.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캡처) 2021.11.23/뉴스1

세계 주요 외신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대부분 그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해 5·18 민주화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군부 독재자라는 점을 조명했다. 사망 직전까지 거액의 추징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국민들의 비난을 받았다는 내용도 다뤘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로이터통신·AP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을 앓다가 향년 90세의 일기로 이날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NYT는 "한국에서 가장 비난받는 전 군부 독재자가 90세로 사망했다"며 "그는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철권으로 나라를 다스린 인물"이라고 전했다.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계엄령을 선포해 반체제 인사들을 구금하고 고문한 사실도 상세히 보도했다. 한국에서 전 전 대통령의 이름은 군부 독재와 동의어처럼 사용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5·18 민주화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했고 이로 인해 수천명의 학생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전 전 대통령이 수만명을 구금하고 무자비한 진압으로 집권력을 키웠다"고 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관련 내용을 보도한 뉴욕타임스. '전 군부 독재자'라는 제목을 달았다./사진=뉴욕타임스 캡처

보도지침을 내려 언론을 통제하고 눈에 거슬리는 언론사는 폐쇄 또는 통폐합하도록 강요한 점도 언급했다. NYT는 "황금 시간대 TV 뉴스가 항상 전 전 대통령의 일상을 소개하는 보도로 시작됐다"며 "전 전 대통령과 닮은 외모 때문에 한 배우가 연예계에서 퇴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1995년 진행됐던 전 전 대통령의 독재 행위에 대한 '세기의 재판'도 언급했다. 그가 내란죄·내란목적살인죄·뇌물죄 등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1997년 김대중 정권의 '국민 통합' 기조에 따라 사면받았다고 전했다.

NYT는 전 전 대통령이 재산을 은닉했다는 의혹과 함께 추징금을 미납한 채로 사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이 냉장고와 개 두 마리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것을 압수하기 위해 그의 집을 수색했지만 추징금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역시 전 전 대통령을 반역죄와 부패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일으킨 쿠데타는 국가를 구하기 위한 선택이었으며, 만약 광주 민주화 운동이 반복되면 똑같은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한 발언도 소개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별세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고인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2021.11.23/뉴스1

다만 전 전 대통령이 한국 경제 성장을 이뤘다는 점도 짚었다. NYT는 "전 전 대통령 집권기에 한국은 만성 인플레이션을 극복했고 경제성장률 10%를 기록하기로 했다"며 "당시 일본 나고야를 제치고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에 성공해 한 때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라는 이미지를 벗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날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속보로 전하는 등 집중 보도했다. NHK는 전 전 대통령을 '개발 독재형 강권 정치를 한 인물'로 소개했다.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88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업적도 전했다. 닛케이는 "박정희·노태우 전 대통령들에 이어 전 전 대통령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한 시대를 기록했던 한국의 군부 독재가 완전히 마감됐다"고 전했다. 한국 국가 원수 중 처음으로 전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사실도 소개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