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골드만삭스의 관세 전망이 틀렸다며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에게 수석 이코노미스트 교체를 요구했다. 월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맞지 않는 경제 전망을 냈다가 공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루스소셜에 "관세로 수조달러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미국에 엄청나게 좋은 일이지만 데이비드 솔로몬과 골드만삭스는 공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골드만삭스는 오래 전부터 시장 영향과 관세 정책에 대해 잘못된 예측을 했고, 틀렸다"며 "다른 많은 부분에서도 그렇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비드는 새 이코노미스트를 데려와야 한다"면서 "그럴 게 아니라면 굳이 대형 금융기관 경영에 신경 쓰느니 DJ 활동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솔로몬 CEO의 취미가 DJ인 점을 거론한 조롱성 글이다. 솔로몬 CEO는 DJ 활동이 은행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을 받자 공공 행사에서 DJ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그 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치우스는 관세 정책이 노동시장에 타격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며 미국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한 많은 이코노미스트 중 하나다. 하치우스는 11일 "미국 소비자들은 6월까지 관세 비용의 22%를 부담했지만 과거 패턴을 따른다면 관세 부담이 앞으로 67%까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을 담은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는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은 없을 것이며, 관세 비용은 미국 소비자가 아니라 외국 정부와 기업이 낼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상반된 것이다. 마침 이날 발표된 7월 미국 물가지표에선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소폭 웃돌았지만 상품 가격은 완만하게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완화됐고 9월 금리 인하 전망도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 추진에 불리한 데이터나 전망을 발표하는 이들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달 앞서는 정부 고용시장 지표가 부진하자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해임하기도 했다. 그는 후임으로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E.J. 안토니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간 기업에 대한 공격이나 지시에도 거리낌이 없다. 지난주엔 인텔 립부 탄 CEO를 향해 중국 사업 관계를 문제 삼으며 물러나라고 압박했다가 백악관에서 회동한 후 한층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그 밖에도 코카콜라엔 미국산 사탕수수 설탕 사용을 요구했으며 자동차 업체와 월마트 등엔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