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무부가 미국을 겨냥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은 날 관련 발표 문서를 처음으로 미국산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가 아닌 중국산 워드프로세서 파일로 공개했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추진한 소프트웨어 국산화의 일환이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나온 행보여서 주목할 필요가 있단게 중국 관련 언론 반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중국 상무부가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미국을 겨냥한 다수의 조치를 내놓으며 홈페이지에 첨부한 발표 문건이 베이징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기업 '킹소프트'가 개발한 'WPS 오피스' 형식으로 배포됐다고 보도했다. SCMP는 그동안 상무부가 MS 워드 형식으로 문건을 공개한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 조치라고 전했다. WPS 오피스는 MS 오피스와 다른 코딩 구조를 사용하기 때문에 WPS 형식의 텍스트 파일은 변환하지 않으면 MS워드에서 바로 열 수 없다.
이처럼 중국의 문서 전달 형식이 바뀐건 해빙무드로 가는 듯 보인 양국 관계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기점으로 급랭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렸다. 특히 상무부가 지난 9일 관련 조치를 내놓은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미(對中)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그동안 정부 기관과 국영기업, 대학, 주요 전략산업 기업 전반에 사용되는 외국 소프트웨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국영기업들이 2027년까지 국산 소프트웨어를 전면 도입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를 2022년 내왔다. 덕분에 중국은 지난해 7월 텍사스에 본사를 둔 사이버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제공한 업데이트 탓에 MS윈도 운영 체계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에도 별다른 혼란을 겪지 않았다.
이와 맞물려 MS는 지난해 중국의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한데 이어 올해 3월엔 상하이 장강 하이테크 지구에 있던 인공지능 연구시설도 폐쇄했다. MS 뿐만이 아니다. 과거 중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한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들 가운데 어도비와 시트릭스 등은 최근 수년간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거나 사업을 축소했다.
중국 상무부가 WPS 오피스 형식으로 공식 문건을 발표했단 소식이 전해지며 WPS의 개발사인 킹소프트의 주가는 이날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에서 한 때 18%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