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이 평화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며 미국의 종전안이 "최종적인 평화적 해결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협의를 거쳐 종전안 28개항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푸틴 대통령이 종전안의 내용에 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어 28개의 종전안에 대해 미국과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 행정부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측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그 유럽 동맹국들은 아직도 환상에 빠져 러시아에 전장에서 전략적 패배를 안겨주기를 꿈꾸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평화 협상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한다면 군사적 수단으로 목표를 이루는 것도 수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 방식을 우방국들에 알렸으며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실제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로 인해 평화적 해결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것으로 알려진 28개 조항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하고 있는 영토를 포함하는 돈바스 지역 양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군 병력 축소 △핵심 무기 체계 포기 등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주요 외신에서는 러시아 측 주장이 사실상 그대로 반영된 일방적 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논의에서 배제된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추수감사절 연휴 전에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목요일(27일)이 적절한 마감일(deadline)이라고 생각한다"며 날짜를 못박았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종전안을 "28개 난제"라고 부르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극도로 혹독한 사상 최악의 겨울과 추가 위험, 거기에 자유도, 존엄성도, 정의도 없는 삶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크라이나의 국익을 배신하지 않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 유럽 정부 고위 관계자의 "다시 원점으로 왔다"는 평가를 인용하며 "올해 초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군사 지원을 잃게 된다고 강요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