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 대기업 IBM이 인공지능(AI)이 가져올 파괴적 혁신의 희생양으로 지목되면서 23일(현지시간) 주가가 13% 폭락했다. 하루 낙폭으론 닷컴 버블 당시 이후 25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은 이날 자사의 AI 도구 '클로드 코드'를 통해 코볼(COBOL) 기반 레거시 시스템을 현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볼은 1950년대 개발된 프로그래밍 언어로 전 세계 금융·항공·정부 시스템의 중추를 담당한다. 미국 내 ATM 거래의 약 95%가 코볼 기반으로 처리된다.
그간 IBM은 코볼을 실행하는 대부분의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제조해왔으며, 이를 유지보수하고 현대화하는 컨설팅 사업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AI로 작업 일부를 자동화하면 기존에는 몇 년이 걸리던 코볼 시스템 현대화를 분기 단위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표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앤로픽의 AI가 IBM 컨설턴트들의 업무를 대체할 경우 IBM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적으로 붕괴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다.
시장에선 AI가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기존 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포식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달 앞서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에 법률, 데이터 분석, 재무 및 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업무용 자동화 도구를 부가하면서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 및 서비스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주엔 앤트로픽이 코드 보안 취약점을 자동 탐지하는 클로드 코드 시큐리티 기능을 공개하자 사이버보안 관련 종목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한편 AI 수혜주로 묶이던 종목들의 움직임은 제각각이다. AI(인공지능) 전문 클라우드 서비스회사인 코어위브는 20일 AI 특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8% 급락했다. 다만 코어위브 주가는 올해에만 27% 올랐다.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해온 오라클은 실적 미달, AI 인프라 자본 지출 증가, 부채 확대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주가가 27.5%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