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전기차에도 내연기관자동차와 동등한 수준의 과세를 해야 한단 논쟁이 시작됐다. 전체 차량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만큼 차량 전동화가 확산됐단 게 핵심 근거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보다 무거워 도로를 더 마모시키는데도 도로 유지관리 관련 세금은 내연기관차에만 부과되는 등 기존 세제의 허점도 노출된 상태다.
1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자동차 세제 관련 당국은 차량 중량을 기준으로 하는 자동차 세제 개편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에선 이에 대한 다양한 정책 제언이 쏟아진다. 한즈위 퉁지대 자동차·에너지학원 교수는 "배기량 기준 소비세를 차량 중량 기준 소비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충전 전력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차량 무게에 따라 고속도로 통행료를 차등 부과하는 방식부터 세제를 바꿔나갈 수 있단 주장도 나왔다.
중국에선 그동안 전기차가 같은 등급의 내연기관자동차 보다 무겁고 도로에 더 큰 손상을 주는데도 도로 유지관리 관련 세금은 내지 않는단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2009년 중국 정부는 기존의 도로 유지비를 정유제품 소비세에 통합했다. 이후 휘발유 가격에 포함된 세금은 도로 유지 보수 예산의 핵심 재원이 됐다.
전기차 중량을 감안하면 일방적 세제구조란게 일각의 지적이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년 동안 중국 승용차 평균 중량은 1.3톤에서 1.7톤으로 늘었는데 원인은 전기차였다. 지난해 기준 신에너지차 평균 중량은 전체 차량 평균을 훨씬 웃도는 2톤을 넘어섰다. 전기차 업계에서도 차량 중량 증가에 따른 도로 손상 문제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기차 기업 니오의 창업자인 리빈 최고경영자(CEO)는 "차량 중량이 20% 증가하면 도로 파손률은 기존의 2.07배가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세제 허점에 대한 지적은 광범위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제도가 바뀐 2009년 이후 2020년 전후까진 중국 내수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었고 국가적으로 세제 해택을 통한 전기차 지원에 나선 상태였기 때문이다. 차량이 도로를 더 많이 이용하고 기름을 더 많이 소비하면 세금을 더내는 것이 합리적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최근 당국이 세제 개편 검토에 나설 만큼 전반적 인식이 전환된 배경은 전기차의 폭발적인 증가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신에너지차 시장 침투율은 이미 50%를 돌파했다. 판매된 차량의 절반의 신에너지차란 뜻이다.
전기차가 시장에서 더 이상 압도적 소수가 아니어서 과도한 세제 혜택은 불합리하단 목소리가 힘을 받기 시작한 이유다. 세제 혜택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올해부터 신에너지차 취득세 감면 정책을 전면 면제에서 절반 감면으로 바꾸며 혜택 범위를 줄였다. 중국보다 전기차 침투율이 낮은 국가에서 차량 중량세에 준하는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것도 중국 내 세제 개편론자들의 명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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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는 2023년 9월부터 순수 전기차에 연간 200달러의 특별 등록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 재원은 도로 건설 및 유지관리에 사용된다. 일본도 2028년 5월부터 전기차에 추가적인 'EV 중량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도로 유지비가 크게 부족하단 점은 당국이 세제 개편을 검토할 명분이다. 교통운수부 공로과학연구원의 장위링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중국 일반도로 유지관리 재원 부족분은 연간 수요의 약 5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도로 총연장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재정 부족 문제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즈위 퉁지대 자동차·에너지학원 교수는 "신에너지차 침투율이 50%를 돌파한 현재 자동차 산업은 정책 주도에서 시장 주도로 전환된 상태"라며 "이제는 유류차와 전기차의 세금 체계를 동등하게 만들 시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