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저케이블 무기화 가능성…"미국 빅테크, 이란 법 따라야"

김종훈 기자
2026.05.18 15:01

[미국-이란 전쟁] CNN "이란 해저케이블 공격시 모든 분야 심각한 위협"

지난 6일(현지시간) 한 유조선이 아랍에미리트(UAE) 호르무즈 해협 인근 푸자이라 항에 정박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유럽, 아시아를 잇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을 무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처럼 해저 케이블 차단을 통해 전세계 인터넷 서비스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취지다.

CNN은 지난 9일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이 "인터넷 케이블에 사용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적은 엑스 게시글을 인용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성공으로 힘입은 이란이 세계 경제의 동맥인 해저 케이블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IRGC와 가까운 이란 매체들 사이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같은 미국 빅테크들이 이란 법률을 준수하며 해저 케이블 사용료를 지불하게 될 것", "케이블을 유지, 보수할 권한은 이란 기업이 독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저 케이블 연결망을 보여주는 서브마린케이블맵에 따르면 다수의 해저 케이블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매설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스라엘에서 시작해 페르시아만을 거쳐 인도로 연결되는 팔콘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인도를 연결하는 페르시아만 국제 케이블 시스템 △프랑스에서 출발해 페르시아만을 거쳐 동남아, 홍콩까지 연결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1 케이블(AAE-1) 등이 있다. AAE-1은 이집트 수에즈 운하도 지난다.

이란 측은 1982년 유엔 해양법협약(UNCLOS)에 근거해 케이블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협약에 케이블이 자국 영토나 해역을 통과하는 국가는 케이블 사용 조건을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이란은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 아래를 지나는 케이블 이용료를 받아 매년 수억 달러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란도 이용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그러나 수에즈 운하 사례를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 해저 케이블 이용료를 받겠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수에즈 운하는 인공적으로 건설된 시설이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자연 지형이기 때문이다. 이리니 파파니콜로풀루 영국 런던 소아스(SOAS) 런던대학 국제법 교수는 "기존 해저 케이블에 대해서는 이란은 체결 당시 계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CNN은 "이란이 해저 케이블을 공격하면 인터넷 속도 저하는 물론 은행 시스템, 군사 통신, AI(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원격 근무 등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디나 에스판디아리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중동 담당 책임은 이란의 해저 케이블 차단 위협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정권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세계 경제에 막대한 비용을 지워 누구도 다시는 이란을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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