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종속될라'…EU, 트럼프처럼 "부품조달 다변화·징벌적 관세"

정혜인 기자
2026.05.18 18:19

"화학·산업기계 부품, 최소 3개 이상 공급처 조달 의무화 추진"…
"중국산 제품 수입 급증 차단 목적 '징벌적' 관세 부과도 검토"

마로시 셰프초비치 EU(유럽연합)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 /AFPBBNews=뉴스1

유럽 기업이 핵심 부품을 최소 3개 이상의 공급처에서 조달하도록 의무화하고, 중국산 일부 제품 수입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EU(유럽연합)에서 검토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을 줄이는 취지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EU 당국자를 인용해 "EU 집행위원회는 화학·산업기계 등 일부 핵심 산업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특정 국가와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제한하는 신규 공급망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행위가 검토 중인 초안에는 화학·산업기계 관련 기업이 단일 공급업체로부터 조달할 수 있는 핵심 부품 비중을 약 30~40% 수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나머지 60~70% 물량은 동일 국가가 아닌 최소 3곳 이상의 공급업체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이 방안은 29일 개최 예정인 중국 관련 EU 집행위원회 회의에 제출된다. EU 집행위원회가 동의하면 6월 말 EU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제안이 승인될 수 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중국산 화학제품과 산업기계 수입 급증을 막고자 대규모 징벌적 관세 부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FT에 따르면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하루 약 10억유로에 달하는 EU의 대중국 무역적자를 지적하고 이번 규제는 중국의 '무역 무기화'에 대응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EU는 중국 공급망 의존 탈피를 위해 미국과 협력도 강화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지난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핵심 광물 생산 및 조달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첨단 제조업 핵심 소재 분야에서의 중국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협력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 무역 무기화" 방패 올린 EU

EU 집행위원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련의 움직임이 중국을 겨냥한 것임을 시사했다. 국가 보조금을 앞세운 중국 제조업의 대대적인 투자가 EU의 산업 기반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FT에 "우리는 점점 많은 분야에서 중국의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 공급망) 의존에는 대가가 따르는 만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이번 규제가 중국만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헬륨은 미국과 카타르에서,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되는 등 일부 원자재나 화학제품의 수입은 주로 1~2개 국가에 집중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의 운영비가 낮아 징벌적 관세를 물더라도 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에도 사상 최대 수준의 무역흑자 1조달러(약 1498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맥킨지는 "트럼프의 관세로 미·중 무역은 약 30% 줄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가격 인하와 신흥시장 공략으로 새로운 수요처를 찾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효과가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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