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미사일 재고 절반을 소진했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안보 불안이 가중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 3명으로부터 교차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지난 2월28일 개시된 '에픽 퓨리' 이란 공습 작전 기간 미국이 사드 미사일 200발 이상을 소모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미국이 이스라엘에서 소진한) 사드 미사일 200발은 미 국방부 전체 보유량의 절반에 해당한다"며 "미국 동맹국들, 특히 북한과 중국 위협을 억제하는 데 있어서 미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지난 12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한국에 배치된 사드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 일부가 중동으로 반출됐는데 계획된 일이 맞느냐"는 질문에 "모두 (사전) 고려된 것"이라고 답했다. 미 국방부가 한국에서 사드를 반출했다는 언론 보도를 사실로 인정한 것.
또 WP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보유한 SM-3, SM-6 등 함대공 요격 미사일이 에픽 퓨리 작전 기간 100발 이상 소진됐다. 노르웨이 방공 전문 매체 노스크 루프트배른과 미국 전문 매체 내셔널디펜스매거진 등에 따르면 SM-3은 대당 2800만달러, SM-6은 대당 400만~500만달러로 추산된다. 반면 이스라엘은 300만~400만달러짜리 애로우 미사일을 100발 가까이 쓰고 , 100만달러짜리 다윗의 돌팔매 미사일을 90발쯤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켈리 그리코 선임연구원은 "충격적인 수치"라며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 임무 대부분을 흡수해 이스라엘이 미사일을 아꼈다"고 했다. 이어 "합리적인 작전이었다고 치더라도 미국에 남은 것은 나머지 사드 미사일 200발과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생산 라인뿐"이라고 지적했다.
저스틴 로건 카토연구소 국방·외교 정책 연구 책임은 미국, 이스라엘 간 미사일 소모량 불균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구호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정비를 이유로 미사일 대공 방어 시스템 일부 가동 중단 결정을 내렸음을 언급하면서 "전투가 재개되면 이러한 불균형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깨고 이란 군사행동을 재개한다면 미사일 부족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뜻이다.
다른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전쟁을 단독으로 수행해 승리할 능력이 없는데도 그 사실을 모른다"며 이란과 전쟁 재개를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이란과 전쟁을 재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 종전 협상에 대해 "최종 단계에 있다"며 "매우 빨리 진행될 수도 있고 며칠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무기급 직전 수준까지 농축된 고농축 우라늄 400kg을 해외로 반출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미국은 우라늄을 자국에 인도할 것을 요구한다. 이 문제 때문에 종전 협상은 교착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