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EV 재고일수 114일, HEV는 59일…HEV 공급 확대가 하반기 실적 변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쌓이고 하이브리드차(HEV)는 빠르게 소진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차(666,000원 ▲74,000 +12.5%)·기아(167,900원 ▲18,500 +12.38%)는 HEV 믹스 확대와 현지 생산을 통해 하반기 수익성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재무 부담이 커진 혼다가 강세를 보여온 준중형 SUV HEV 시장에서 투싼·스포티지를 앞세워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실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순수전기차(BEV) 수요 둔화로 전기차 재고가 쌓이는 반면 HEV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BEV 재고일수는 지난해 4월 79일에서 올해 4월 114일로 4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HEV 재고일수는 67일에서 59일로 11.9% 줄었다.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평균 재고일수가 상승세인 상황에서 전기차는 재고 부담이 커지고 HEV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팔리는 구조가 나타난 셈이다.
미국 HEV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과 관심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HEV는 별도 충전 부담 없이 연비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전동화 전환기의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HEV 모델 수는 BEV의 절반 수준이지만 판매량은 두 배 이상 많아 미국 시장에서 HEV 수요가 공급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HEV 비중은 2023년 1분기 8.2%에서 17.8%로 높아졌다. 기아도 같은 기간 9.7%에서 17.6%로 상승했다. 판매 인센티브 부담이 큰 BEV보다 수요가 견조한 HEV 비중이 확대되면서, 현대차·기아의 하반기 수익성 방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HEV 시장 점유율도 현대차 10.9%, 기아 7.9%까지 확대됐다.
미국 내 HEV 수요 강세에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분기 미국에서 나란히 역대 1분기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HEV 판매가 전체 성장률을 크게 웃돌며 실적을 견인한 것이다. 현대차(666,000원 ▲74,000 +12.5%)는 1분기 미국에서 20만538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과정에서 HEV 판매는 61% 늘었다. 기아도 미국에서 20만7015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고 HEV 판매는 73% 증가했다. 기아는 최근 NDR(기업설명회)에서 HEV 라인업도 현재 4개에서 8개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미국 HEV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준중형 SUV HEV 시장은 '혼다 CR-V'와 '토요타 RAV4'가 강세를 보여온 가운데 현대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뒤를 쫓는 구도다. 최근 미국 내 HEV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상황에서 투싼·스포티지 HEV 물량 확대가 이뤄질 경우 기존 강자들이 흡수해온 수요 일부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아가 하반기 HMGMA(메타플랜트아메리카)에서 스포티지 HEV 생산을 준비 중인 만큼 현지 물량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독자들의 PICK!
특히 혼다의 재무 부담은 경쟁 구도에 변수로 꼽힌다. 혼다는 대규모 EV 전략 수정 비용을 반영하면서 2026 회계연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7 회계연도에도 자유현금흐름 악화가 예상된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혼다가 유동성 부담으로 HEV 신차 개발이나 판촉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경우 현대차·기아가 투싼·스포티지 HEV를 앞세워 미국 SUV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