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약 2주간 이어진 대(對)이란 공습을 사흘째 중단하고 이란도 보복 공격을 멈추면서 중동 긴장이 일단 소강 국면에 진입했지만 종전 협상 재개 기대는 낮다. 이란이 미국의 이번 공격 중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데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져 재충돌 우려가 여전하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대이란 공습 중단이 유지되면 보복 공격을 멈출 거라면서도 이번 공격 중단이 미국과의 협상 재개로 이어질 거란 기대엔 선을 그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이란은 '공격에는 공격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의) 공격이 멈춘다면 이란도 (보복) 작전을 중단할 것이고, 이란의 이런 입장은 미국 측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이란 공습 중단을 지시했고, 이후 미 전쟁부(국방부)는 군사작전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폭스뉴스 선데이, NBC 등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중단 지시는 외교적 협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실무진부터 최고위급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도 이란과 미국이 메시지 교환을 비롯해 중재국들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며 종전 양해각서(MOU)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한 미국과의 소통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청한 이란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이란은 이번 공습 중단이 미국 협상 기조의 변화로 보지 않는다"며 공격 중단에 따른 협상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관리는 "(이란 내에선) 미국 공격 중단에 대해 낙관론보다 회의론이 훨씬 크다"며 "그간 겪어온 미국의 '기만'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중단은 진정성이 있는 변화가 아닌 전술적 일시 중단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종전 MOU 체결한 뒤 후속 협상에 나섰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봉쇄 해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다 이달 초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공습에 나서면서 양측의 무력 충돌은 재개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MOU 파기를 선언하고, 미 의회에 대이란 군사작전 재개를 통보하는 서한을 보내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블룸버그 등은 미-이란 전쟁의 현재 상황을 "전면전을 피하고 있지만, 종전 협상 재개 기회를 잡지 못한 채 군사적 긴장과 외교적 탐색이 병행되는 교착 국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