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중국 DRAM 대표기업 창신메모리(CXMT)가 27일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65.82% 폭등하며 단숨에 중국 본토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다. AI 메모리 호황과 거래 가능한 물량 부족,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한 중국 유일의 DRAM 상장사라는 희소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주요 경제매체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증권거래소 기술특례시장 '커촹반'에 정식 상장한 창신메모리는 공모가 대비 465.82% 뛰었다. 이로써 시가총액은 약 3조2800억위안(약 712조2500억원)에 달했다. 시총 기준 공상은행(ICBC)을 제치고 중국 본토 A주 전체 1위 기업이 됐다.
커촹반은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해 첫 5거래일간 가격제한폭을 적용하지 않는다. 급등세를 제한할 장치가 없었던 만큼 매수세가 그대로 주가에 반영됐다.
창신메모리는 중국 최대 DRAM 설계·생산 일체형(IDM) 기업이다. 2016년 설립 이후 기존 선두 업체가 거쳐온 기술 단계를 일부 생략하고 최신 공정을 곧바로 개발하는 '세대 건너뛰기 전략'을 통해 4세대 공정 양산과 DDR5·LPDDR5X 등 최신 제품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허페이와 베이징에서 12인치 DRAM 웨이퍼 공장 3곳을 운영 중이며,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세계 4위 DRAM 업체로 성장했다. 2025년 4분기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36.6%, SK하이닉스 32.9%, 마이크론 22.4%, 창신메모리 약 7~8% 수준이다.
상장 전부터 중국 증권가에서는 창신메모리의 시가총액이 3조 위안을 넘어 A주 시총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다. 실제 상장 첫날 시총 약 3조2800억위안을 기록하며 예상은 현실이 됐다.
창신메모리 상장은 우선 AI 메모리 슈퍼사이클과 맞물렸다. 창신메모리는 창립 당시부터 2024년까지 9년간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후발주자로서 막대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을 부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2~2023년 글로벌 메모리 업황 침체까지 겹치며 수익성 확보가 지연됐다.
그러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시작되며 2025년 첫 연간 흑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 274억6000만위안(약 5조9500억원)으로 실적이 폭발적으로 개선됐다.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단행한 셈이다.
거래 첫날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적었던 것도 주가급등의 한 이유다. 이날 실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6.73%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기존 주주가 보유한 물량으로 보호예수가 걸려 시장에 나올 수 없었다. 공급은 극히 제한적인 반면 청약 경쟁률은 기관 500배 이상, 개인 244대 1에 달해 주가 급등을 부추겼다.
![[서울=뉴시스]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개발한 저전력(Low Power) D램인 'LPDDR5' (사진=CXMT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2713222055420_1.jpg)
끝으로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한 중국 유일의 규모급 DRAM 기업이란 점도 거래 첫날 매력을 더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창신메모리를 '중국 반도체 자립 전략을 대표하는 국가 챔피언'이라고 평가했다. 창신메모리의 상장 전 기준 주요 주주는 칭후이지뎬 21.67%, 창신집성 11.71%, 국가반도체산업기금 2기 8.73%, 허페이지신 8.37%, 안후이성투자 7.91% 등이다. 이 가운데 칭후이지뎬과 창신집성은 허페이시 국유자본 계열이며 안후이성투자는 안후이성 국유 투자 플랫폼이다. 국가반도체기금 2기는 국가 전략산업 투자기관이다. 창신메모리는 국가와 시정부가 전략산업 육성 목적에서 투자한 기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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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폭적 정책 지원도 받았다. 중국국무원은 2020년 집적회로 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 상장 지원, 인재 양성 체계를 한꺼번에 마련했다. 같은 해 '집적회로 과학 및 공학'을 독립된 1급 학문으로 신설한 것도 인재 육성 전략의 일환이다. 당시 정부가 정원을 확대한 '집적회로 과학 및 공학' 전공의 첫 석·박사 졸업생들이 현재 창신메모리 등 반도체 기업으로 유입되고 있다.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한 창신메모리의 과제는 삼성전자(254,000원 ▲4,500 +1.8%), SK하이닉스(1,816,000원 ▲57,000 +3.24%), 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 추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MS 황 리서치 디렉터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현재로선 빅3와의 격차가 상당하다"며 "다만 이번 대규모 자금조달을 계기로 그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힐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창신메모리는 이번 IPO를 통해 약 579억2000만 위안(약 12조5500억원)을 조달했다. 조달규모는 초과배정옵션까지 모두 행사될 경우 최대 666억 위안(약 14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창신메모리로의 투자 쏠림 현상은 중국 증시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시장에서는 창신메모리가 다른 중국 기술주에서 자금을 흡수하는 이른바 '자금 블랙홀'이 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상장사, 증권사, 펀드운용사, 학계 관계자들과 잇따라 대책 회의를 열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시장 기대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시장 안정화 메커니즘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CSRC는 투자자 우려에 적극 대응해 시장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