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부패 칼바람에 '인사 정보 암시장' 성행…"공직사회 불안"

김종훈 기자
2026.08.13 11:37

실제 공직자가 인사 정보 유포 시도하기도…"승진 경쟁 치열, 정보 수요 더 커질듯"

지난달 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제105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수를 치는 모습./로이터=뉴스1

중국에서 부패 공직자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사고 파는 암시장이 형성돼 성행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부패 정책으로 공직사회에 만연해진 불안감을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매체는 진단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신화통신 계열 잡지 반위에탄의 최근 보도를 인용, 중국 당국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는 공직자 관련 정보를 유출한다고 주장하는 온라인 비공개 채팅방에 대해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채팅방은 가입비를 내고 입장할 수 있는데, 최대 399위안(약 8만원)을 내야 하는 고급 정보방도 있다. 정보는 인사 공식 발표 직전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공직 간부의 이력서를 게시하거나 공무원 이름과 발음이 같은 동음이의어를 올리는 방식으로 공유된다. 현지 당국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애매모호한 형태의 정보를 올린다는 것.

블룸버그는 지난 2월 중국 반부패당국이 저장성 당위원회 서기였던 이련훙의 부패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발표했는데, 며칠 전부터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사 정보가 퍼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돈벌이를 위해 가짜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가 있는 반면 실제 공직자가 인사 정보를 유포하려 한 사례도 있었다. 중국 서남부 구이저우성의 한 공무원이 인사 정보를 입수한 다음 친인척 6명과 함께 정보 공유방을 운영했다는 것.

블룸버그는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이 확산되면서 중국 공직사회에 만연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빅터 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UC) 샌디에이고 캠퍼스 정치학과 교수는 "중국의 중상위층 관료라면 누구나 반부패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제 있을지 모르는 조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들이 돈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중국 반부패조직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임된 중앙 정부 직속 고위 간부는 181명으로 전년도의 두 배였고 최근 8년 간 가장 많았다. 올해는 6월까지 상반기 기준 50명이 해임됐다. 시 주석은 올해 장유샤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을 숙청하는 등 군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내년 가을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4연임을 확정짓고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고위 간부들 사이 승진 경쟁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에 인사 정보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오는 10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반부패와 기율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재 공석인 자리를 채우기 위한 승진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의 닐 토마스 중국 정치 선임연구원은 "공무원 간부라면 자기 경력이나 정치 인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 변동을 파악하고 싶은 강력한 동기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공무원) 승진, 조사, 숙청에 대한 정보는 기업에도 유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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