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이타주의(EA)의 출발점은 "식량, 주거, 의료 부족으로 인한 고통과 죽음은 나쁘다"라는 단순한 전제였다. 그러나 그 신봉자들은 자신들이 종말을 앞당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한다. 인류가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항성과 은하, 즉 인류의 "우주적 유산"이 무관심하고 우월한 지능의 지배 아래 놓이는 종말이다.
약 20년 전 옥스퍼드대 철학 세미나와 캘리포니아의 컴퓨터 연구실에서 탄생한 효율적 이타주의는 이미 세상을 바꿨다. 효율적 이타주의는 데이터에 기반한 기부를 강조하며 자선 활동의 지형을 바꿨고, 명문대 학생들을 빨아들여 지금 미국 주요 기업의 요직으로 올려놓았으며, 사상 최대 규모의 사기 사건 중 하나를 저지른 암호화폐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에게 영감을 주었다. 나아가 무한한 열광과 맹렬한 반대 운동을 동시에 촉발하며 실리콘밸리의 결정적 단층선이 됐고, 인공지능(AI)의 탄생에도 일조했다. 이 모든 일은 일반 대중이 거의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벌어졌다.
이런 상황은 곧 바뀔지 모른다. AI 재앙을 둘러싼 이 운동의 오랜 우려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눈에 이들은 악당으로 비친다. 미 전쟁부(국방부)의 구호는 "효율적 이타주의가 아니라 미국주의"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를 효율적 이타주의의 대표 격으로 지목해 공격하고 있다.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이 운동 주변 인물들의 기이한 성생활을 파헤치고 있다. 철부지 블로거들이 내놓은 "(총합으로 따지면) 곤충의 생명이 인간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철학적 주장은 소셜미디어에서 며칠씩 거센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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