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북스]점심처럼 가벼운 경제학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교양이나 부전공으로 경제학을 듣곤 합니다만 재미있어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경제학 책이 '런치타임 경제학'(바다출판사 펴냄)처럼 씌여진다면 나같은 얼치기 경제학도도 좀 더 공부를 재밌게 할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원제목은 'The Armchair Economist' 부제는 'Economics & Everyday life'이다. 즉 일상생활속의 사례들을 경제학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책이다. 런치타임 경제학으로 국내 제목이 붙은 것도 동료 경제학자들과 점심을 나누면서 편안히 함께 한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스티븐 랜즈버그는 시카고 대학과 뉴욕 로체스터대에서 수학과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온라인 잡지에 '일상생활의 경제학'이라는 인기칼럼을 써오고 포브스같은 곳에서도 활동한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부동산에 투자할까, 주식에 투자할까. 극장의 팝콘은 왜 비싼가, 병원대기실이 붐비는 이유, 경제학자는 왜 부자가 되지 못하는가. 이런 제목만으로도 일단 눈길이 끄는데 성공한다.
한 증권사 전문가가 '10년전에 워싱턴dc의 20만달러 주택을 샀으면 지금은31만달러가 됐고, 그만큼 주식을 샀다면 55만6000달러에 6만8000달러의 배당금까지 받는다, 그래서 주식에 투자하라' 이런 글을 언론에 기고했다.
맞는 말일까. 집 대신 주식을 샀다면 그동안 세를 살면서 집주인한테 임대료를 냈어야 한다. 따라서 주식을 보유하면서 얻은 편익은 주가상승과 배당이지만 집을 보유하면서 얻은 편익은 집값 상승뿐아니라 내지 않아도 됐던 임대료까지 포함해야 한다. 비용과 편익을 비교할때는 두 비교대상의 편익을 대등하게 비교해야지 겉으로 드러난 돈으로만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식이 주택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상하려면 당연히 주가가 부동산보다 빨리 올라야 한다는 거다. 기회비용의 개념이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무심코 배우는 가치에서도 경제학적인 비판을 가한다.유치원에서는 종이컵을 버리지 말고 헹궈 쓰라고 하는데 시간도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에 때로는 종이컵 몇개를 더 사용하는게 나을수 있다고 말한다. 자원이라는게 꼭 유형의 물건만 해당하니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공해를 일으키는 사람은 무조건 악당인 것처럼 배우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제품을 생산해 사회적 효용을 높이기 위해 어쩔수 없이 공해를 유발하는 측면을 무시한 비경제학적이고 이분법적인 생각은 특히 아이들에게는 피해야 한다는 일침은 따끔하다.
저자는 이런 사례들을 통해 경제학이라는게 인간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라는 걸 강조한다. 그는 경제학에 대해 "타인의 선호나 삶의 방식, 견해에 대한 관용과 인정을 자라게 하는 토양"이라는 최대의 찬사로 책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