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외인구단'이 뛴다

KT '외인구단'이 뛴다

신혜선 기자
2009.04.30 08:00

법조·IR·신사업 등 전문임원 포진...KT 내부평가 '엇갈려'

이석채 회장이 KT의 사령탑에 오르면서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임원들의 숫자가 부쩍 늘었다. 근속연수 20년이 넘는 직원들이 수두룩한 KT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전문임원 집단을 일컬어 '외인구단'이라고 불리고 있다.

현재 KT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무대우급 이상의 외인구단은 30여명. 상무대우급 이상 임원수가 300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원의 10%가 '외인구단'인 셈이다. 외인구단들은 활동범위도 다양하다. 법조, 신사업, IR, 윤리경영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포진해 있다.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KT 아닌 이들이 KT를 움직이는 모습'은 낯설지 않지만, 이석채 회장 역시 KTF와 합병을 앞두고, 합병KT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전문가 기용에 주저하지 않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KT 상무급 전문임원 현황(2009.1 KT 자료 제공)
▲KT 상무급 전문임원 현황(2009.1 KT 자료 제공)

◇ 非통신 영역만큼은 전문가에!

▲정성복 윤리경영실장
▲정성복 윤리경영실장

이석채 회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전문임원으로 영입한 대표적 인물로는 정성복 부사장과 최재근 상무를 우선 꼽을 수 있다. 정 부사장은 알려진 대로 검사 출신. 올 초 KT 윤리경영실장을 맡자마자 내부 비리 사건을 적발하며 조직 안팎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엔 업무추진비로 골프를 친 이들을 적발했다.

윤리경영실 내 법무를 맡으며 정 부사장을 지원하고 있는 최 상무도 사법고시를 패스한 변호사다.

최근 KT CIO 역할을 맡기 위해 합류한 표삼수 부사장은 현대정보기술, 우리금융정보시스템, 한국오라클 CEO 등을 역임한 '정통IT맨'이다. 표 부사장은 합병KT IT전략을 진두지휘하며, 자회사로 분리된 KT데이타시스템의 역할을 조율한다.

서종렬 미디어사업본부장(전무)은 MB 정권 인수위 출신이라는 정치적 색깔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SK텔레콤과 벤처기업을 거친 경험만큼 KT IPTV사업을 총괄하는데 무리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 전무에 바통을 터치한 윤경림 상무는 2006년 영입, 초기 KT의 IPTV 사업을 세팅하는 역할을 맡았다. 현재 미디어사업본부 내 콘텐츠TFT팀장을 맡고 있는 윤 전무는 데이콤(현 LG데이콤),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출신으로 경쟁사 출신을 영입했다는 점에서 당시 이목이 집중됐다.

현직 임원중에서는 IR을 담당하는 김범준 상무가 가장 오래됐다. 김 상무는 증권사 출신으로 KTF로 입사했다가 2005년 KT로 합류, 지금까지 IR 업무를 맡으며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합류한 강태진 전무도 한컴싱크프리 창업 등 국내 기술 벤처기업가 중 하나로 알려진 인물. 현재 KT에서 서비스육성실장을 맡고 있다. 이에 앞서 2007년에 합류한 최두환 부사장도 벤처기업가이자 KT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현재 서비스디자인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전략투자를 담당하는 한동현 상무나 경영전략을 담당하는 서정식 상무 모두 벤처투자사나 컨설팅사 근무 이력을 갖고 있다.

◇기업변신 주도vs 단기채용 되풀이

이처럼 외부서 '수혈'된 이들이 증가하는데 대해 KT 내부의 평가는 엇갈린다.

긍정적인 평가는 통신 분야의 사업에서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데서 나온다. 최근 KT가 사업 영역으로 추가한 신재생에너지만 해도 전문가가 사업을 주도해야 성공할 수 있다.

특히, 공기업적 문화를 보다 빨리 탈피하고, 민간경영기법을 정착하기 위해서라도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의견이다.

자산운용 전문가나 콘텐츠 기획, 개발을 담당했던 이들이 합류해 KT의 부동산사업이나 콘텐츠 사업이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맡았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대로 이런 전문가들의 등장이 일정 시기를 거쳐 되풀이된다면 오히려 구성원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KT에서 오래 근무해온 임직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조직 전체를 '무능한' 존재로 모는 분위기는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대만큼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중도하차하거나, 당시 발탁을 책임진 CEO의 임기와 함께 단명으로 끝나는 전문임원이 대다수인 것도 문제다. 겉은 전문임원이지만 결국 정치권으로부터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를 채용하는 사례도 KT가 극복해야할 일이다.

KT의 한 임원은 "궁극적으로 조직운영 관리를 맡는 이들을 내부서 성장시켜 배출해야 한다"며 "KT가 취약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배치, 충분히 활용하되 영입된 인물이 조직에 뿌리를 내려 'KT인'이 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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