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의 열쇠, 신뢰

위기극복의 열쇠, 신뢰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2009.05.1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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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청계광장

<포춘>지는 매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most admired companies)’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주요 평가지표로 혁신, 사람관리, 기업자산의 활용, 사회적 책임, 경영의 질, 재무건전성, 장기투자, 제품과 서비스의 질 및 글로벌 경쟁력 등을 활용한다.

이 조사에서 월마트는 2004년까지 1위를 차지했다. 월마트의 선전은 뛰어난 경영시스템과 더불어 최저가 정책으로 소비자에게 연간 200억 달러 이상의 지출을 절감하게 해주어 인플레를 막는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는 탄사가 그 저변에 있었다.

2007년에는 그 순위가 19위로 떨어졌다. 그 사이에 월마트에 대한 사회와 회사 내부의 따가운 비판이 있었다. 지역 소매업체의 붕괴와 납품가의 과도한 할인이 도마에 올랐다. ‘항상 최저가’라는 목표가 ‘항상 최저임금’ 위에 기반하고 있다는 비판과 여성 종업원에 대한 차별 혐의로 인한 소송 등이 내부 직원으로부터 집단적으로 제기됐다. 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내부 직원과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하면 기업은 더 이상 수위를 차지할 수 없다.

CEO 리 스코트는 300명의 새로운 인사관리자를 고용해 대내외적인 신뢰를 재구축하는 작업을 벌였다. 2009년에 월마트의 순위는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다시 11위로 상승했다.

위기 시 정직하게 대응하지 못해 타격을 입는 기업도 있지만, 위기에 정직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오히려 고객으로부터 더 강한 신뢰를 쌓는 기업도 있다. 설계오류를 끝까지 숨기다 오히려 신뢰도 상실하고 돈도 잃은 자동차회사가 있다. 반면 타이레놀 사건으로 오히려 더 강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한 존슨앤존슨이나 문제가 생긴 압력밥솥을 마지막 한대까지 회수하는 정성을 다해 고객의 신뢰를 쌓아간LG전자(218,000원 ▼30,000 -12.1%)도 있다.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경쟁력을 지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무형자산이다. 신뢰의 형성은 단순한 저가정책이나 접객서비스, 뛰어난 광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그 기본은 탁월한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며 직원들의 일상적인 행동에서 배어나오는 진정성에 의해 장기적으로 구축된다. 경영이 ‘정의롭고 윤리적’일 때 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신뢰 형성이 가능하다.

관광에서 성장동력을 찾고자 수많은 투자가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관용과 양보가 부재한 길거리가 그 나라의 신뢰도를 대변하고 관광수지를 결정한다. 관청에서 웃는 모습으로 민원서비스를 하지만 봄꽃축제가 열리는 붐비는 거리에서 관용차량을 타고 전용차선에서 경적을 울려가며 먼저가려 한다면 행정서비스는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다.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도 홍보나 광고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 한명 한명의 믿음직한 행동이 누적된 결과로 나타난다. 노력하면 정당하게 보상받는다는 시스템에 대한 믿음, 질서를 지키면 결국 자신이 편리해진다는 믿음이 상실되면 위법과 탈법이 싹트게 된다. 믿음직한 시민의식 자체가 국가의 가치이고 브랜드가 된다.

위기가 기회라고 한다. 지금은 글로벌 위기의 시대다. 위기가 닥쳐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위기상황에 올바로 대처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힘들게 쌓아간 신뢰는 더욱 빛나고, 그 노력은 반드시 보상받을 날이 온다. 평상시에 훈련된 일상의 올바른 행동방식이 신뢰를 구축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결정적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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