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 전용사이트 잇단 개통…"돈 안돼도 미래 위해 투자"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포털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유선 인터넷 포털 1위 업체NHN(221,500원 ▲1,000 +0.45%)은 이달 들어 모바일 전용 네이버 사이트(m.naver.com)를 열며 '모바일 포털'에서의 각축전을 예고했다. 이 사이트는 휴대단말기 전용 홈페이지로, 스마트폰과 풀 브라우징 폰, 아이팟 터치, 개인휴대용단말기(PDA)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의 작은 화면과 다소 느린 데이터 전송속도를 고려해, 화면 크기를 줄이고 그림이나 동영상 등 '덩치 큰' 데이터들을 제거한 '경량화'가 특징이다.
1위 업체의 모바일 시장 진출은 경쟁사들에 비하면 되려 늦은 편이다.다음(50,000원 0%)커뮤니케이션은 올해 1월부터 '다음 모바일'을 운영해 왔으며, 싸이월드의 운영사SK컴즈는 지난해 11월 모바일 전용 '미니 싸이월드'를 출시했다. 파란의 운영사KTH(4,845원 ▼10 -0.21%)도 3일 자사의 '파란미니(mini.paran.com)를 업그레이드 개편했다.
요컨대, 국내 주요 포털업체들 중 모바일 시장 진출에 소극적인 회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수익성 '0'…그래도 투자한다
업체들의 시장 참여 열기는 뜨겁지만, 모바일 웹 사업이 당장 수익을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 현재로선 관련된 사업모델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가령, 모바일 포털의 경우 광고수입이 없다. 사용자들의 규모가 작아 광고효과가 미미하기에 광고계약이 성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포털사들은 모바일 사이트로 방문자수(UV)를 공개하지 않지만, 일반 PC로 유입되는 수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수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이미지 배너와 같은 광고방식은 데이터 트래픽(traffic)을 많이 요구해 데이터 이용료 상승을 초래하기 때문에, 도입했다간 사용자들의 원성만 듣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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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모바일 웹 사업은 당분간 투자만 유입되는 형태로 지속될 전망이다. NHN 관계자는 "현재의 모바일 웹은 고객 수가 사업 운영에 필요한 최소 임계치(critical mass)보다 부족해 비즈니스 모델의 고안 자체가 어렵다"며 "일단은 수익원 창출이 아니라, 기존 이용자들이 PC에서 이용하던 서비스들을 모바일 환경에서도 쓸 수 있게 하는 정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업체들의 입장도 비슷했다.
당장 수익이 없는데도 포털사들이 앞다퉈 가며 시장진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대세'가 되리라는 예측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의 아이폰과 블랙베리의 성공처럼, 앞으로는 휴대폰이 단순히 △전화 △문자메시지(SMS) △카메라 등으로만 기능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본 도구'로서 자리잡을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넷북이나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 등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모바일 웹환경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새 시장에서 승자 되려면
유선 포털 시장에서의 네이버·다음 절대 우위 구도가 무선인터넷에서도 이어질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선 포털 하위 업체들은 모바일로의 전환이 역전의 기회라며 벼르고 있다. 서정수 KTH 사장은 "PC통신 시절만 하더라도 우리 회사의 전신인 '하이텔'이 시장에서 누리는 지위는 막강했지만, 초고속인터넷 보급 이후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느냐"며 "패러다임이 달라지는 시기에는 누구나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우월적 지위보다는 상상력과 아이디어에 의해 승부가 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모바일'에서의 사업이기에, 이동통신사 KT와 연계하면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모바일 웹과 기존 PC에서의 웹 환경 차이를 강조하며 아예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은 "아예 '모바일 포털'이라는 개념이 필요한지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속도가 빠른 데다 모니터 화면도 넓은 PC에서는 웬만한 서비스들을 화면에 모두 집어넣는 '포털'이 유용할 수 있겠지만, 데이터의 '경량화'가 필요한 데다 화면도 작은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폰에서 인기 있는 서비스들은 메일이면 메일, 블로그면 블로그 하는 식으로 따로 떨어져 있는 것들"이라며 "간편함을 중시할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첫화면이라는 중간단계를 꼭 거치게 해야 하는 건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웹지도 서비스와 같이 모바일 환경에 더 친화적인 콘텐츠를 찾아내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웹지도는 데스크톱 모니터 앞에 앉아 있을 때보다 승용차에 앉아 운전할 때 더 필요한 서비스"라며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게 되면 현재 '투자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웹지도 사업이 빛을 볼 날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